CEO스코어, 국내 500대 기업 2022∼2023년 실적 조사
IT전기전자 영업익 89.0% 급감… 차·부품은 55.0% 급증
현대차·기아 영업익, 26조7348억원… 삼성전자의 4배 수준

500대 기업 2022년~2023년 주요 업종별 영업이익 변화.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4.03.27.
500대 기업 2022년~2023년 주요 업종별 영업이익 변화.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4.03.27.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5%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전기전자 대표 기업의 영업이익 감소 폭이 90%에 달하면서 전체적인 영업이익 하락세를 주도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지난 25일까지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64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조사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2506조 1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2543조 6015억원) 대비 1.5%(37조 5851억원)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감소 폭이 더 컸다. 지난해 조사 대상 기업의 영업이익은 104조 7081억원으로, 전년(141조 224억원)에 비해 25.8%(36조 4943억원) 쪼그라들었다.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4.03.27.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4.03.27.

업종별로 보면 전체 18개 업종 중 13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수출을 주도해 온 IT전기전자 업종의 실적 하락이 두드러졌다.

IT전기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 5203억원으로, 2022년(59조 986억원)에 비해 89.0%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반도체를 비롯해 TV, 생활가전 등의 판매 부진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의 영업이익 감소 폭도 컸다. 2022년 23조 7755억원에 달했던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1조 897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운송업도 65.3% 줄어든 5조 8873억원에 그쳤다.

이밖에 철강 1조 6115억원(41.6%↓), 건설·건자재 1조 1554억원(15.9%↓), 제약 1조 876억원(42.6%↓) 등도 영업이익이 1조원 넘게 줄었다.

반면 2022년 30조 4651억원의 적자를 냈던 공기업은 지난해 2조 4741억원의 적자를 내며 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한국전력(한전) 등 극심한 적자에 시달려온 공기업들이 재무 건정성 제고에 주력한 결과다.

자동차·부품의 경우 지난해 영업익은 34조 2067억원으로, 2022년(22조 718억원) 대비 55.0%(12조 1349억원) 증가했다.

조선·기계·설비 4조 9925억원(316.3%↑), 유통 1205억원(5.2%↑), 통신 176억원(0.4%↑) 등도 영업이익이 확대됐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천지일보DB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천지일보DB

기업별로는 ‘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줄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6조 5670억원으로, 2022년(43조 3766억원) 대비 84.9%(36조 8096억원) 급감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친 2008년 6조 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누적 적자 규모는 14조 8795억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도 실적 감소가 두드러졌다. 2022년 6조 8094억원의 영업 흑자를 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7조 730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연간 기준으로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호황을 누렸던 HMM도 지난해 영업익이 94.1%(9조 3668억원) 급감했다.

이밖에 GS칼텍스 2조 2967억원(57.7%↓), SK에너지 2조 1916억원(84.3%↓), HD현대오일뱅크 2조 1731억원(77.9%↓), 에쓰오일 2조 506억원(60.2%↓), SD바이오센서 1조 3947억원(적자전환), 대한항공 1조 405억원(36.8%↓) 등도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반면 한전 영업적자 규모를 2022년 32조 6552억원에서 지난해 4조 5416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지난해 3차례에 걸친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연료 가격 하락 등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54.0% 늘어난 15조 126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영업이익도 60.5%(4조 3748억원) 증가한 11조 6079억원에 달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합산액(26조 7348억원)은 삼성전자의 4배를 웃돌았다.

한편 주요 대기업의 분기 실적은 개선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647조 47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4분기 영업이익 역시 24조 92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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