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인플레, 한 달 새 0.2%↑
농산물·공공요금 오름세 여파
소비심리, 물가·내수부진에 ↓
금리전망 피벗 기대로 하락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과일·채소류 가격 상승으로 설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6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사과·감 등 과일이 판매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과일·채소류 가격 상승으로 설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6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사과·감 등 과일이 판매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26.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다섯 달 만에 반등했다. 사과, 배, 단감과 같은 농산물 등 체감 물가가 상승한 데 기인했다.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올해 하반기 공공요금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도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물가가 오를 것으로 점쳐지면서 소비 심리 상승세는 넉 달 만에 꺾였고, 집값 기대 심리는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6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한국은행은 26일 ‘2024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통해 3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0.2%p 오른 수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22년 7월 4.7%를 정점으로 지난해 10∼11월 3.4%, 같은해 12월 3.2%, 올해 1∼2월 3.0%로 서서히 둔화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후 이달 농산물 등 체감물가가 오르면서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 농축수산물(63.4%), 공공요금(54.2%), 석유류 제품(27.0%) 등을 언급했다. 전월에 비해 농축수산물(11.9%p)의 응답 비중이 증가하고, 공공요금(-5.1%p), 공업제품(-2.9%p) 비중은 감소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의 상승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만큼, 앞으로 물가 상승률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의미하는 물가 인식은 3.8%로 전월과 동일했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전월보다 1.2p 하락했다. CCSI는 지난해 11월 97.3에서 올해 2월 101.9까지 3개월 연속 올랐으나 이달 들어 하락했다.

CCSI 상승세가 꺾인 것은 농산물 가격 등 체감 물가 상승과 내수 부진 등의 영향이 컸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1%로 한 달 만에 3%대로 복귀했고, 과일지수는 41% 폭등해 물가 오름세를 견인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CCSI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보다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고 해석된다.

2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현재경기판단(68, -2p), 현재생활형편(89, -1p), 생활형편전망(93, -1p), 가계수입전망(99, -1p)이 내렸다. 소비지출전망(111)과 향후경기전망(80)은 전월과 같았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한 98을 기록했다.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과 시장금리 하락 등의 영향을 받았다.

향후 집값 기대 심리를 나타내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3p 오른 95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110) 이후 6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가 지속됐으나, 시중금리 하락에 따라 대출금리가 내리면서 지수는 올랐다.

한은은 “기대인플레이션율 상승은 농산물 등 먹거리 물가가 공급에 따라 안정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라든가 국제 유가 같은 것은 우리가 어떻게 해결할 수 없어 상승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높아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