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의 오염수에 대한 인식 반영된듯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출처: 연합뉴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일본 중학교 교과서 검정 과정에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에 대해 사회과 교과서에 실렸던 ‘처리 마친 오염수’라는 표현이 ‘오염수를 처리한 물’로 변경됐다.

인접국의 우려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최근 오염수 4차 해양 방류까지 하더니 자체 중학교 교과서까지 오염수 문제를 세탁하는 등 일본 정부의 치밀한 행태에 경계할 수밖에 없는 나라라는 지적이 일각서 나온다.

◆日정부 의견 제시에 출판사 변경

22일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날 교과서 검정과 관련해 한 사회과 교과서에서 후쿠시마 오염수를 두고 서술한 ‘처리 마친 오염수’라는 표현을 ‘오염수 처리한 물’로 변경하라는 의견을 냈다.

앞서 한 출판사는 검정을 신청한 사회과 교과서에서 “폐로(원전 폐기) 작업을 하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완료는 2050년쯤으로 계획한다. 안쪽에 처리 마친 오염수 저장 탱크”라고 서술했다.

문부과학성은 그중 ‘처리 마친 오염수’라는 표현에 대해 검정 과정에서 “처리가 완료됐다는 것인지, 아직 오염돼 있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따라 해당 출판사가 ‘처리 마친 오염수’를 ‘오염수를 처리한 물’로 개정했다는 게 산케이의 설명이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어떻게 여기는지에 대한 단적인 인식이 반영된 셈이다.

◆지진에도 오염수 방류 밀어붙인 일본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물을 ‘처리수’라고 부르고 있다. ALPS를 거치면 많은 방사성 물질이 제거되지만 삼중수소(트리튬)는 남고 일부 핵종도 기준치 이하로 검출되는 경우가 많다.

후쿠시마 원전 저장 탱크에는 ALPS 처리수 외에도 처리 과정을 다 마치지 않아 방사성 물질이 안전 기준치보다 많은 ‘처리도상수(處理途上水)’도 보관돼 있다. 도쿄전력이 만든 ‘처리수 포털사이트’에 따르면 저장 탱크에 있는 물 132만 6천t(톤) 중 약 70%는 처리도상수, 약 30%는 ALPS 처리수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최근에는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지진이 발생했는데도 오염수 방류를 밀어붙였다.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것인데, 그러다가 결국 지난 17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4차 해양 방류를 자신들의 계획대로 마쳤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오염수 약 7800t을 바다로 흘려보냈다. 이로써 2023년도 오염수 방류는 종료됐다. 방류 기간에 후쿠시마 원전 인근 해수에서 미량의 삼중수소(트리튬)가 검출됐지만 기준치를 밑돌았다고도 전했다. 앞서 15일에는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해 오염수 방류를 중단했다가 15시간 만에 재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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