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정 주도 계기 될 듯
국힘, 총선 위기론 분출 전망
政‧與에 국정 쇄신 경고 관측
尹 ‘레임덕’ 시작점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11일 오후 강서구 마곡동 캠프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목걸이를 걸고 기뻐하고 있다. 2023.10.11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11일 오후 강서구 마곡동 캠프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목걸이를 걸고 기뻐하고 있다. 2023.10.11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11일 치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내년 총선에 앞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양당이 당력을 집중했던 만큼 선거 결과에 따른 후폭풍이 상당할 전망이다.

◆국힘 김태우, 39.37%… 격차 17.15%

11일 밤을 거쳐 12일 새벽에 끝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개표 결과에 따르면 진 후보는 최종 투표수 13만 7065표(득표율 56.52%)로 9만 5492표(39.37%)를 얻은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크게 꺾었다.

두 후보자 간 투표수 격차는 4만 1573(17.15%포인트)다. 압도적인 표차로 민주당 진 후보가 승리한 셈이다.

진 후보는 전주 출신으로 지난 1989년 경찰대학교를 졸업하고 경찰청 요직을 두로 거쳐 경찰청 자창(치안정감)을 역임하며 경찰 생활을 마감했다.

정의당 권수정 정의당 후보는 4451표(1.83%), 진보당 권혜인 후보는 3364표(1.38%), 자유통일당 고영일 후보는 1623표(0.66%), 녹색당 김유리 후보는 512표(0.21%)를 득표했다.

앞서 전날 전체 선거인 50만 603명 중 총 24만 3665명이 투표해 최종 투표율은 48.7%로 잠정 집계됐다. 본 투표는 이날 새벽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진행됐으며, 최종 투표율은 지난 6∼7일 진행된 사전투표와 거소투표 투표율을 합산한 수치다.

◆“상식의 승리” vs 패배 인정

진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김 후보를 30% 이상 크게 앞서며 일찌감치 당선을 예고했다. 개표율이 70%를 넘으면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전날 밤 11시 33분께 서울 강서구 선거 사무실에서 홍익표 원내대표로부터 꽃목걸이를 전달 받았다.

그는 당선 인사에서 “존경하고 사랑하는 강서구민 여러분께서 새로운 강서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진교훈을 선택해주신 것을 먼저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무거운 책임감 느끼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저는 이번 선거가 상식의 승리, 원칙의 승리, 그리고 강서구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당선이 확정되는 즉시 오직 강서구민만을 바라보고 그간 구정공백 메우기위해 1분 1초라도 아껴가며 강서 구정을 정상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도 같은 시간대 선거 사무실에 등장해 “저를 지지해 준 분들의 성원에 화답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강서구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더욱 겸손하게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며 진교훈 후보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며 “부디 강서구의 발전을 위해 민생을 잘 챙겨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체제 공고-김기현 체제 위기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근무하며 확보한 정보, 즉 공무상 비밀을 누설했다가 지난 5월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구청장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지게 됐다.

그런데 김 후보가 석달도 안돼 윤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재판 결과는 무력화됐고, 다시 국민의힘의 공천을 받으면서 논란이 커진 바 있다. 전례가 없는 데다 오기 공천이라는 말이 돌았을 정도다.

휜 양평 고속도로 사건, 새만금 잼버리 사태, 일본 오염수 방조 논란, 방송 장악 문제, 극우 인사 장관 임명 등 너무 많은 이슈가 쉴새없이 터져 나오고 있는 데도 윤 정부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태도라 국민들의 분노가 켜켜이 쌓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게다가 이재명 대표의 구속 영장 기각으로 검찰의 행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하는 것은 물론, 경제는 갈수록 악화하는 등 민생은 파탄 지경이니 국민들이 제대로 벼르고 있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다.

진 후보의 승리는 이를 겨냥한 민주당의 ‘정권 심판론’이 통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승리를 요인으로 이재명 대표 체제가 공고해지는 반면 비명계는 숨을 죽일 가능성이 크다. 국정 역시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거야 심판론’이 지지를 받지 못하고 대패하면서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풍향계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던 터라 ‘수도권 위기론’이 분출될 것이라는 풀이가 많다.

특히 김기현 당권 체제가 타격을 입은 상황이라 책임론 등과 함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올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대통령 의중에 따라 치러진 선거라 국민의힘 지도부에만 참패 책임을 지우기 어려워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넘어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에 그간의 일방적 국정운영 기조를 전면 전환해야 한다는 민심의 준엄한 경고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공천이기 때문에 레임덕의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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