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지수 최고치
한미 금리차 최대 2%포인트
기준금리 연말 4.6%로 예상
내년 금리 인하 횟수 4→3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25∼5.50%로 5회 연속 동결했다. 연준은 연내 3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사진은 3월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 설명하는 파월 미 연준 의장 (출처: AFP,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25∼5.50%로 5회 연속 동결했다. 연준은 연내 3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사진은 3월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 설명하는 파월 미 연준 의장 (출처: AFP,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25∼5.50%로 또 동결했다. 연준은 연내 예상되는 기준금리를 지난해 12월에 예상한 수치와 같은 4.6%로 예상하며 올해 안에 3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의 기준 금리 동결은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 올해 1월에 이은 5회 연속을 기록했다. 이로써 미국과 한국(연 3.50%)의 금리 격차는 최대 2%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미국은 높은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해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를 지난해 7월 이래 이어오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 두 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보도자료를 통해 기준금리를 5.25∼5.50%, 현재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히며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내년에 예상되는 인하 횟수를 네 번에서 세 번으로 줄였다. 연준은 자료에서 “FOMC는 장기적으로 최대의 고용과 2%의 물가 상승률 달성을 추구한다”며 이같은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기준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의 주요 지표는 다소 느린 속도이기는 하지만 계속 하락해 올해 2.6%로 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FOMC가 기준 금리 조정을 고려함에 있어 들어오는 데이터와 변하는 전망, 리스크들의 균형을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이 실질적으로 2%를 향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을 때까지 금리를 낮추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어 “우리는 지난 2개월(1∼2월)간 울퉁불퉁한 인플레이션 지표를 봤다. 앞으로도 때때로 험난한 길을 따라 2%까지 점진적으로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통화정책 사례는 금리를 섣불리 내렸다가 다시 올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조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동시장 상황과 관련해 “임금 상승세가 완화하고 구인이 감소하고 있다”며 “이같은 노동시장 재균형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지속해서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FOMC 결과 발표를 앞두고 월가의 관심은 연준 위원들이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 방침을 유지할지에 쏠려있었다. 최근 다시 예상을 웃도는 물가 상승 수치가 나오면서 금리 인하 시기는 다소 뒤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었다. 올해 1월에 이어 2월도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기록되면서 물가상승률이 2%대 후반에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는 ‘인플레이션 2%’를 금리인하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어 온 연준이 금리 인하에 더 신중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일부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 위원들이 연내 세 차례 인하 전망을 두 차례 인하로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연준 위원들은 이날 발표한 수정 분기별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3개월 만에 2.1%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면서도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을 수정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연준 인사들이 금리 인하 시기를 놓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과잉 긴축’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회복력 있는 미국 경제 상황으로 인해 현 통화정책이 너무 긴축적이라는 주장이 힘을 잃었지만, 상황이 곧 바뀔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파월 의장은 지난 1월 FOMC 후 기자 회견에서 (통화) 긴축 효과가 시간차를 두고 더욱 가파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연준이 이날 연내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하면서 뉴욕증시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1.37포인트(1.03%) 오른 3만 9512.13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6.11포인트(0.89%) 오른 5224.6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2.62포인트(1.25%) 상승한 1만 6369.41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같은 날 각각 종가 기준 사상 최고로 마감한 것은 2021년 11월 8일 이후 2년 4개월 만에 처음이라고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전했다.

연준이 이번에 연중 3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고수함에 따라 6월 이후 잇따른 금리 인하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증시 마감 후 6월 이전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77%로 반영했다. 이는 하루 전의 59%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NYSE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출처: 연합뉴스)
NYSE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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