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재난도 사상 최악

지구온난화.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지구온난화.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표면 온도)이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과 비교해 1.45±0.12도 높아 관측 사상 가장 뜨거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는 기록적인 수준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9일(현지시간) ‘2023년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은 174년 새 가장 높았다. 이전까지 기온이 가장 높았던 2016년(1.29±0.12도)보다 0.16도 상승했다. 지구 평균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 평균과 비교했을 때 1.45±0.12도 높았으며, 특히 9월의 경우 역대 최고 기온을 큰 폭으로 경신했다.

주요 온실가스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는 산업화 이전 대비 50% 높은 수준으로, 이산화탄소의 잔류 기간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기온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 지구 평균 해수면 온도도 4월부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7월부터 9월까지는 매우 큰 폭으로 신기록을 세웠다.

WMO는 이에 따른 남극 해빙 손실과 빙하 후퇴도 상당했다고 지적했다. 남극의 해빙 범위는 지난해 2월 사상 최저에 도달한 후 6월부터 11월 초까지도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북극 해빙 범위와 그린란드 빙상의 질량 손실은 물론 북미 서부와 유럽에서의 빙하 손실도 상당했다.

해양 열용량은 2023년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으며, 지난 20년 동안 특히 강하게 증가한 온난화율을 보여주었다.

WMO는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대규모 홍수와 열대 저기압, 더위와 가뭄 등 극한기상 및 기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중해에서 발원한 태풍 다니엘로 인해 그리스와 불가리아, 튀르키예가 홍수를 겪었고, 리비아에서는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어 7월 하순부터는 남부 유럽과 북아프리카 일대에서 극심한 폭염이 발생해 이탈리아와 튀니지, 모로코 등이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아프리카 북서부와 이베리아 반도 일부, 중앙 및 남서 아시아 일부 등에서는 장기 가뭄을 겪었다. 아르헨티나 북부와 우루과이는 지난해 1~8월 강우량이 평균보다 20~50%가량 낮아 농작물 손실과 저수량 부족을 경험해야 했다.

극한기상 현상이 잇따르며 식량 안보 위기에 처한 사람의 수도 코로나19 이전 1억 499만명에서 3억 3300만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세계기상기구는 재생에너지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재생가능 에너지 용량은 전년 대비 50% 증가해 510GW에 달했다.

‘기후 금융’은 아직 아쉬운 수준이다. 세계적으로 기후 금융 흐름은 2021~2022년 1조 3천억 달러에 이르렀지만, 아직 전 세계 GDP의 1%에 불과하다.

세계기상기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협력과 더불어 지속 가능한 실천이 필수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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