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사직서 제출
“더 이상 버티기엔 한계”
의대 비대위는 22일 회의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대 증원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3.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대 증원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3.12.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전국 20개 의과대학에 속한 교수들이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난다.

방재승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HJ 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전국의대교수 비대위 2차 총회에 20개 의대 비대위원장이 참여해 그중 16개 대학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사직서 제출을 결의했고, 나머지 4개 대학은 의견을 수집하는 중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직서를 제출하는 이유에 대해선 “현재 의료 사태를 해결할 방법이 도저히 보이지 않고, (사직서를 제출하면) 국민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이 사태를 빨리 해결해보려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사직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환자 곁을 지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방 위원장은 현재에 남은 의료진만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교수들을 포함한 병원 의료진의 희생과 헌신으로 대학병원이 버티고 있지만 이들로만 버티는 건 한계가 있다”며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 의료시스템이 장기간 지속되는 커다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의 건강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것이며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고도 했다.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선 정부의 2천명 증원 입장을 풀어야만 가능하다고 했다. 방 위원장은 “그동안 사회적 합의와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필수의료, 지역의료 공공의료를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논의를 제안하고 있으나 정부는 안타깝게도 의사 증원 2000명이라는 숫자에서, 의사협회는 원점 재논의라는 입장에서 한발자국도 물서지 않고 있다”며 “2000명이라는 숫자를 정부가 풀어야만 협의가 진행될 수 있다. 정부와 의사단체 모두 한 발씩 양보해서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 달라”고 강조했다.

전날 비대위 회의를 참여한 대학은 20곳으로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계명대 ▲경상대 ▲단국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서울대 ▲아주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한양대 등이다.

이 중 16곳은 설문을 완료했고, 나머지 대학들은 대학별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들 대학은 사직서 제출을 이달 25일에 시작하는 것으로 했고, 학교별로 일정이 달라 사직서를 자율적으로 제출하기로 했다. 사직서 제출 등 집단행동의 찬성률은 각 대학별로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가장 낮은 학교는 73.5%, 가장 높은 학교는 98%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의대 비대위는 오는 22일 회의를 열고, 사직서 제출 이후 응급실 진료, 중환자실 진료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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