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5선 도전’ 사흘 전 공격 감행한 자유러군단 “첫날일 뿐”
美, 국방비용 절감해 우크라에 3억 달러(4000억원) 긴급 지원

(출처: AP,  뉴시스) 러시아 민병대 부대 3곳은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국경을 넘어 본토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러시아인 민병대인 러시아자원군단 소속 병사들이 지난해 5월 24일 러시아 접경 우크라이나의 수미 지역에서 장갑차 위에 올라있는 모습
(출처: AP,  뉴시스) 러시아 민병대 부대 3곳은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국경을 넘어 본토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러시아인 민병대인 러시아자원군단 소속 병사들이 지난해 5월 24일 러시아 접경 우크라이나의 수미 지역에서 장갑차 위에 올라있는 모습

[천지일보=방은 기자] 망명 러시아인 3개 민병대가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선거를 겨냥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 일부 지역을 점령했다고 12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측이 국경을 넘어오려다가 격퇴당했다고 반박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민병대인 자유러시아군단(FRL), 러시아자원병군단(RVC) 및 시베리아대대 등이 우크라이나군과 협력해 국경을 넘었다고 밝혔다. 러시아민병대는 “푸틴의 독재로부터 해방된 러시아를 원한다”고 말했다.

자유러시아군단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우크라이나 서북부 수미주(州)에 접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의 장갑차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종종 공격용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지만, 러시아 국적자가 포함된 민병대가 직접 국경을 넘어가는 일은 드물다.

외신은 러시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푸틴 대통령이 전쟁에서 승리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오는 주말 러시아에서 치러지는 대선에서 반전 목소리를 내는 모든 반대파를 제거한 상태로 푸틴 대통령의 또 다른 6년 임기가 확실시된다.

막시밀리안 안드로니코프 자유러시아군단의 부사령관은 이번 공격이 5선을 노리는 푸틴의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동영상을 텔레그램에 올렸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도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이 러시아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전쟁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푸틴의 주장을 약화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해왔다.

러시아 민병대는 러시아 내부에서 촬영했다는 동영상을 올렸다. 어두운 숲속을 장갑차량이 이동하고 군인들이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이다. 시베리아 대대 소속 한 병사는 숲속에서 촬영한 동영상에서 “투표에 직접 참가할 필요가 없다. 겁먹지 말고 시베리아 대대에 가담하라”고 말했다. 이들 부대는 쿠르스크 지역 국경 마을 테트키노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과 러시아 보안군이 침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234명의 전투원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을 ‘우크라이나 정권’과 ‘우크라이나의 테러 조직’에 돌리면서 러시아군과 러시아 보안군이 공격자들을 막고 국경을 넘는 공습을 피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격자들은 7대의 탱크와 5대의 장갑차를 잃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유러시아군단은 이날 오후 재차 성명을 내고 “쿠르스크의 툐트키노 정착지는 전적으로 해방군 통제하에 있다”며 자신들이 이곳을 점령했으며 러시아군이 퇴각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알렉세이 바라노프스키 자유러시아군단 대변인은 “선거는 주말이고, 오늘은 (작전의) 첫날일 뿐”이라며 “가장 흥미로운 일들은 아직 벌어지지 않았다”고 언급해 향후 수일간 추가 작전이 이어질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날 러시아에서는 벨고로드와 쿠르스크뿐 아니라 모스크바, 레닌그라드, 브랸스크, 툴라, 오룔 등 지역이 최소 25대의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았다. 글레브 니키틴 주지사는 이날 니즈니노브고로드 지역의 석유 처리 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안드리 유소우 우크라이나군 정보국 대변인은 라디오 리버티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일련의 장거리 공격을 가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광범위한 드론 공격에 “우리 군은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고 특별군사작전은 계속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테러 활동과 민간인 표적 공격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는 이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3억 달러(약 4000억원) 상당의 새로운 군사 원조 패키지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예산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조달한 재원을 통해 약 3억 달러 규모의 무기와 장비 등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방부가 과거에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 재고를 보충하기 위해 방산업체와 무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는데 가격 협상이 잘 되면서 예상치 못한 비용 절감에서 비롯된 자금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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