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선 앞두고 반전주의자·반체제인사 단속 강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옥중 사망한 반체제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를 추모하려던 여성이 경찰에 끌려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던 나발니는 지난달 16일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했다.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옥중 사망한 반체제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를 추모하려던 여성이 경찰에 끌려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던 나발니는 지난달 16일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했다.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이 5선에 도전하는 러시아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러시아의 한 대학생이 자신의 와이파이망 이름을 우크라이나 지지 구호로 바꿨다가 투옥됐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명문대인 모스크바국립대(MSU)의 한 학생이 지난 7일 모스크바 법원에서 ‘나치 또는 극단주의 조직 상징의 공공연한 전시’ 혐의 유죄가 인정돼 징역 10일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대학 기숙사 자신의 방 와이파이망 이름을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뜻의 ‘슬라바 우크라이니’로 바꿨다.

이에 한 경찰관이 와이파이망을 발견해 당국에 보고했으며, 경찰관들은 대학 기숙사 내 그의 방을 뒤져 그의 PC와 와이파이 공유기를 확보한 뒤 그를 지난 6일 오전 체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와이파이 전파가 미치는 범위 안의 불특정 다수에게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구호를 홍보”하기 위해 자신의 와이파이망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슬라바 우크라이니’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지지자들의 대표적인 구호 중 하나가 됐다고 BBC는 설명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달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복역 도중 의문사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추모 장소에 꽃을 놨다는 이유만으로 400여명이 체포되는 등 푸틴 정권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이들이 줄줄이 체포·수감되고 있다.

최근 앰네스티인터내셔널(AI)은 러시아에서 지난해 2만 1천여명이 반전 운동가들을 단속하기 위한 억압적 법률의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러시아 당국이 “매우 불공정한 재판”을 이용해 “최소한의 반대 의견에도 비판자들의 입을 틀어막기 위해 징역형과 고액 벌금을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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