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자율주행차, 택시가 날아다니고, 새로운 첨단 반도체가 모든 사물에 사용되고 수요가 폭증할 될 전망이다.

세계 주요들은 반도체 패권을 확보하기 위해 앞다퉈 천문학적인 지원을 발표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정부는 대규모 인센티브 전략하에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계획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를 ‘국가안보’라고 정의하고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이 제정해 총력 지원한다. 총 542억 달러(약 67조원) 규모에 달하는 보조금을 자국 내 반도체 산업 육성과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제조시설에 대해 390억 달러, 연구개발(R&D)에 대해 110억 달러 등이다.

중국은 반도체를 국가안보를 위한 국가과제로 채택하고 ‘거국체제(举国体制)’로 미중 기술전쟁에 대비하고 첨단 반도체 국산화에 국가의 모든 자원을 집중한다. 인력, 자금, 기술, 자원의 모든 것에서 반도체 산업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

또한 정부 부처가 공동으로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생산라인을 개조할 경우 설비당 최대 15억 위안을 지원하고 첨단 R&D는 연간 최대 1000만 위안의 보조금을 제공한다.

중국은 이미 전 세계 모든 반도체회사가 들어와 공장을 짓고 반도체를 생산했고, 미국의 실리콘 밸리의 핵심 반도체 엔지니어의 상당수가 중국계이다. 그리고 연간 1158만명의 대졸자중 절반이 공대생이다. 미국이 반도체보조금 527억 달러이지만 중국은 이 규모의 2~3배의 자금을 반도체 국산화에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중국 상장반도체 기업 190곳에 121억 위안의 정부 자금을 지급했다.

일본 정부는 첨단 소재·장비 업체 등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고 R&D는 미국 IBM과 협력해 첨단 반도체 제조를 선도하고 있다. 대만 파운드리업체인 TSMC를 공업용수와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규슈 구마모토현에 유치해 정부의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여 제1공장 설립을 20개월 만에 끝냈다.

TSMC의 구마모토 공장을 담당하는 일본 자회사소니와 덴소, TSMC의 합작법인으로 공장이 준공되면 오는 2024년 12월부터 12인치 웨이퍼 월 4만 5000장을 생산할 계획이다. 일본 국책 파운드리 업체인 라피더스의 홋카이드에 파운드리 공장이 짖고 2나노 최첨단 반도체 양산해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을 추격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한국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은 부족하다. 반도체기업은 메모리 세계 1위와 3위이지만 국내에서 제대로 인정을 못 받고 있다. 정부가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느냐 여부가 미국과 중국, 일본과의 경쟁차원이 아닌 국내 정치, 경제, 산업, 사회문제로 논란 중이다.

올해 반도체 관련 예산은 1조 3000억원에 불과하다. 정부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에 2047년까지 662조원을 투자한다고 했지만 기업의 투자액 합계이고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지원’ 계획은 없다.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경쟁국이 수조 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과 대비된다.

또한 반도체 클러스터에서만 15기가와트(GW) 이상의 전력과 하루 76만 4000톤의 물이 필요하지만 구체적인 반도체 인프라 지원계획은 없다. 적기에 송전망과 공업용수 관로를 설치하기 위해 지역 주민의 동의가 필요한데, 앞서 용인 SK하이닉스 공장은 2019년 사업계획 발표 뒤 여러 차례 착공이 연기돼 사업계획 발표부터 첫 삽을 뜨는 데까지 7년의 세월이 걸렸다. TSMC의 일본 공장 설립은 20개월 만에 끝났다.

반도체는 국가의 명운이 걸린 국가대항전이다. 범국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한 보조금을 주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용수, 전력, 도로 등 기반 시설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역주민 등과 협의해 적기에 지원해야 한다. 일본처럼 정부가 기업을 대신해 지자체, 지역 주민과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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