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지난주(2월 26~29일)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MWC 24(Mobile World Congress)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다. 전 세계 테크기업의 의사결정자가 대거 참여하는 MWC는 모바일 분야를 대표하는 B2B 비즈니스 연결의 장이다.

이번 MWC 2024 주제는 ‘미래가 먼저다(Future First)’로, 앞으로 그려질 미래를 위해 다양한 기술과 산업, 집단, 국가가 단합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MWC는 미국의 CES, 독일의 IFA와 함께 세계 3대 첨단 정보통신산업 전시회로 많은 바이어가 찾는다. 올해는 참가 기업이 모든 분야에 AI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대부분 부스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상품을 내놓았다. 퀄컴, 에릭슨 등 글로벌 네트워크·모바일 기업들이 ‘5.5G 기술’을 상용화한 신제품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약 16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산업부, 과기정통부, 중소벤처부, 부산시 등 총 8개 기관, 118개 기업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의 통합한국관을 구성했다. 지난해보다 2배 이상 규모로 AI에 맞춰 증강현실, 딥러닝, 컴퓨팅 관련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글로벌 통신사와 기기 제조사,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은 각자의 방식으로 AI를 접목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전시했다. AI가 스마트폰과 확장현실(XR) 기기, 액세서리에 융합되었고, AI로 모든 산업 분야를 효율화하며 AI가 개인비서, 산업자동화 등 초연결 서비스와 결합해 모든 산업을 혁신하는 거대한 신흥 성장엔진으로 부상한 것이었다.

이번 MWC의 흐름은 사물인터넷(IoT)에서 5G, 메타버스에 이어 AI로 완전히 넘어왔다는 것을 보여줬다. AI가 모든 기기와 서비스에 탑재되는 ‘AoT(AI of Things)’ 모든 사물에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 것을 선언한 것이었다. AI와 ESG(지속가능경영)가 만나고 AI는 각각의 기기에 접목되는 온디바이스AI의 활성화와 동시에, 통신망에 연결돼 혁신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현장이 확인됐다.

메타의 XR글라스, 삼성전자 갤럭시링, 휴메인의 디지털 옷핀 등 MWC 24에서 주목받은 대부분 기기는 AI를 접목했다. SK텔레콤, KT, 도이체텔레콤, 오랑쥬,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등 주요 네트워크솔루션 기업역시 네트워크 장비와 통신망 구성에 AI를 접목했다. 전력효율과 데이터전송 효율을 동시에 잡는 기술을 선보였다.

글로벌 통신사는 AI 개인비서 서비스로 통신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 폭증하는 AI 수요 속에 AI 반도체 기업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삼성전자, 엔비디아, 인텔, 퀄컴, 미디어텍 AI 반도체기업의 대결과 경쟁도 뜨거웠다.

AI가 통신과 접목돼 시너지를 내는 움직임도 지속된다. 사우디 E&그룹, 텔리포니카 등은 도심항공교통(UAM), 산업자동화에 접목된 AI를 전시하면서도, 통신망과 연결돼야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제시했다. 사우디 기업 stc는 인공지능이 만들어가는 디지털시티를 선보였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일반 이용자에게 보다 빠르게 전달될 수 있기 위한 통신망 진화 필요성도 재조명 받았다.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우리 정부와 기업은 AoT 시대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범정부 협업을 통해 기술개발과 인력 양성하는 등 우리 기업이 AoT 시대에 강자로 부상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해야 한다. AoT 시대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히 개혁해야 한다.

또한 우리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을 널리 알리고, 더 많은 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해외전시회에 통합 한국관을 확대해 참여 기업들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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