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출간 이후 11개국에 판권 판매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주목할만한 책 100선’

찰나의 예술인 ‘공연’이 만나 더욱 강력해진 작품 매력

뮤지컬 '파과' 메인포스터 (제공: PAGE1) ⓒ천지일보 2024.03.05.
뮤지컬 '파과' 메인포스터 (제공: PAGE1) ⓒ천지일보 2024.03.05.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2013년 출간된 구병모 장편 소설 ‘파과’가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소설 ‘파과’는 60대 여성 킬러라는 독특한 설정의 캐릭터 ‘조각’을 바탕으로 새로운 여성 서사를 탄생시킨 작품으로 출간 이후 11개국에 판권이 판매되며 현재까지도 작품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노화로 표상되는 ‘빛나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찰나의 시선을 담은 소설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변화를 마주하게 된 ‘조각’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쫓는다. 여기에 조각의 변화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투우, 변화의 발단이 되는 강박사 등과의 관계를 통해 전개에 긴장감을 더한다.

소설 ‘파과’는 2022년 ‘The Old Woman With the Knife’라는 제목으로 미국에서 번역 출간되며 현지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책 100선’에 선정, “나이 듦이라는 인생의 도전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를 탐구하는 소설(워싱턴 포스트)” “한국의 북적거리는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국경을 넘어 공감을 끌어내는 책(파이낸셜 타임스)”과 같이 누구나 나이 들어감에 따라 느낄 수 있는 공허한 감정을 60대 여성의 킬러 이야기를 통해 공감의 언어로 묘사했다는 평을 받았다.

‘파과’의 사전적 의미는 두 가지다. 부서진 과일, 흠집 난 과실이 그 첫 번째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여자 나이 16세 ‘이팔청춘’ 즉 가장 빛나는 시절을 뜻한다.

우리 모두 깨지고 상하고 부서져 사라지는 ‘파과(破果)’임을 받아들이며 주어진 모든 상실도 기꺼이 살아내겠다고 결심할 때 비로소 ‘파과(破瓜)’의 순간이 찾아온다. 단 두 글자의 제목이 주는 의미는 살아가며 분명히 한번은 은유해보아야 할 삶의 한 조각이다.

이처럼 ‘파과’는 이 시대를 살아내는 인간이라면 국경을 넘어서라도 공감을 통해 위로 받을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한국 소설 역사상 가장 강렬하게 새겨질 이름 ‘조각’은 이제 뮤지컬 ‘파과’를 통해 한층 더 생동감 있게 살아나 작품의 이야기를 우리 삶 속으로 흡수시킬 예정이다.

◆ 각 분야 아이코닉한 창작진의 손으로 펼쳐질 새로운 작품세계

출간 11년 만에 무대화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뮤지컬 ‘파과’는 공연제작사 PAGE1 company가 제작하는 4년만의 초연 신작이다. 단순히 원작 이야기의 재현에 그치지 않고 영상, 조명, 음악 등을 통해 이미지화 될 뮤지컬 ‘파과’의 창작진 군단을 향한 관심도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

작품의 연출은 뮤지컬, 연극, 무용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천후 크리에이터 이지나가 맡는다. 스펙트럼 넓은 활동이 반증하듯 움직임, 음악, 조명, 의상 등이 하나의 이미지로 극대화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온 미장센의 대가이자 획일화된 형식에 반기를 들며 다양한 시도로 국내 공연계에서 자신의 이름 앞에 최초, 파격, 센세이션이라는 수식어를 가장 많이 받은 연출가이다.

또한 음악감독 이나영이 작곡까지 함께 맡아 작품의 선율을 총지휘한다. 이나영 음악감독은 뮤지컬 ‘넥스트투노멀’ ‘스프링어웨이크닝’ 등을 통해 꾸준히 뮤지컬 관객들과 마주하며 작품 속 인물이 속한 여러 삶의 모습과 주제성을 음표에 담아 표현해왔다.

이나영은 뮤지컬 ‘파과’의 20여 곡에 달하는 넘버를 8인조 오케스트라를 통해 다크한 매력이 담긴 분위기부터 서정적인 선율까지 구성할 예정이다. 다채로운 연주를 통해 ‘빛나다 사라질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찬사’라는 주제를 통찰력 있게 표현하고 작품 전반에 거의 끊이지 않고 흐르게 될 음악이 그 자체로 주제를 관통하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무술감독 서정주가 함께하며 작품의 현대적 감각을 배가시킨다. 서정주 감독은 최근 뮤지컬 ‘맥베스’ ‘비더슈탄트’, 연극 ‘셰익스피어인러브’ 등을 통해 다양한 무술 동작을 무대화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태권도, 유도, 검도, 특공 무술 등에 라이브로 진행되는 공연적 특성을 적용해 보는 이로 하여금 안정적이면서도 통쾌한 속도감이 느껴지도록 구상해왔다. 캐릭터들의 직업적 특성과 처한 환경에서 따라오는 뮤지컬 ‘파과’의 액션 신은 서정주 무술감독이 빚어낸 정교한 동작과 배우들의 느와르 액션 연기를 통해 더욱 풍부해질 전망이다.

투우 역의 신성록 (제공: PAGE1) ⓒ천지일보 2024.03.05.
투우 역의 신성록 (제공: PAGE1) ⓒ천지일보 2024.03.05.

◆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을 완전한 연기 장인 캐스트의 조합

뮤지컬 ‘파과’는 작품의 생동감과 몰입도를 높일 최적의 캐스트 10인과 함께한다.

섬세한 내면의 감정 표현뿐만 아닌 뮤지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누아르 액션을 소화해야 하는 조각 역에 ‘차지연’과 ‘구원영’이 이름을 올렸다.

어린 시절 ‘조각’의 손에 아버지를 잃은 뒤 죽음에 매료돼 방역업의 길로 들어서는 인물 투우 역은 ‘신성록’과 ‘김재욱’, ‘노윤’이 연기한다. 세 명의 배우가 매혹과 복수, 배신과 연민으로 뒤엉킨 양가적 감정을 가진 투우 역으로 관중 앞에 선다.

어린 ‘조각’에게 방역업을 가르치는 과거의 인물 류는 ‘지현준’ ‘최재웅’ ‘박영수’가 맡았다. 류 역의 배우들은 현재 시점의 강박사 역도 겸하는 만큼 두터운 연기 내공이 필요하다.

류를 통해 방역업자의 길에 들어서는 어린 조각 역에는 ‘유주혜’와 ‘이재림’이 참여한다. 관객을 설득시키는 안정적인 연기력과 감정 표현에 특화된 보이스톤이 강점인 유주혜와 여린 체구에서 나오는 압도적인 가창력으로 객석을 단숨에 사로잡는 이재림은 불안감을 숨기고 방황하며 자신이 있을 곳을 찾고자 하는 어린 조각을 그린다.

가장 두려울 게 없었지만 세상의 모든 것들로부터 외면받으며 자라났던 조각의 어린 시절 모습을 통해 두 배우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창작 뮤지컬 ‘파과’는 이름만으로도 이미 완벽함이 느껴지는 장인 배우들의 명연기를 눈앞에서 함께 호흡하며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돼 2024년 가장 센세이션한 창작 뮤지컬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창작 뮤지컬 ‘파과’는 3월 15일부터 5월 2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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