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우리 주변에 있을 것 같은 인터넷 세계 ‘댓글부대’를 중심으로 한 영화가 나온다. 대세로 거듭난 손석구가 기자로 변신해 그 실체를 파헤친다.
4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댓글부대’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안국진 감독 및 배우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홍경 등이 함께했다.
영화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대세로 거듭난 손석구와 충무로에서 뜨고 있는 김성철, 김동휘, 홍경 등이 함께하면서 시선을 끈다.
안국진 감독은 작품 제작 배경에 대해 “프로젝트를 처음에 제안받게 됐고 기존에 있던 범죄물이나 소재와 달리 우리가 잘 알고 있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인터넷 세상 속 익숙한 음모론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캐릭터 캐스팅에 대해 “이 이야기가 진행되는 방식도 독특하고 기존 영화하고 다른 면들이 있는데 그게 이 배우들의 보기 새롭고 독특한 배우들과 어울리는 소재라고 생각했다”면서 “대세 손석구 배우와 곧 대세가 될 세 배우들과 함께하는 것이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기자 임상진 역을 맡은 손석구는 작품 선택에 대해 “감독님과 나이가 비슷해서 주변에 또래 감독 친구들이 있다. 보통 대본이 회사를 통해서 들어오는데 이번에는 친구를 통해서 대본을 받았고 처음부터 호기심이 갔다”며 “감독님은 되게 평범하지 않고 범상치 않다. 대본에서도 그게 느껴졌고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감독님이라고 해서 만나니까 외모도 독특하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호감이었다. 보통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성향이 맞으면 작업을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데 이번에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 역을 맡은 것에 대해 “‘댓글부대’ 영화는 원작 소설이 있다. 장강명 작가님이 쓰신 소설이 있고 그 작가님이 기자 출신이어서 감독님과 뵙기도 했다. 그래서 기자분들은 특성이 어떤 게 있을까 하면서 공부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캐릭터에 대해 “사명감과 정의감 있는 캐릭터는 재미없는 것 같다. 덜 인간적이라고 느낀다”며 “임상진은 나름의 정의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열 명이 봤을 때 다 옳은 정의감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릇된 믿음일 수도 있으니까. 그게 우리 영화의 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들 기자로서의 직업적 목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임상진의 경우 신문의 1면을 자기의 기사로 장식하는 게 목표였고 달려가다가 오보가 되고 속칭 ‘기레기’라는 말을 들어가면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완벽한 인간상보다는 미궁으로 빠져 들어가는 모습이 좋았다”고 밝혔다.
김성철, 김동휘, 홍경은 작품의 제목대로 댓글부대 ‘팀알렙’으로 활약한다. 팀알렙의 실질적 리더인 찡뻤킹 역의 김성철은 “감독님의 전작을 못보다가 봤는데 작업을 같이 하고 싶었다. 그리고 대세인 손석구 형이 캐스팅 됐다는 소식에 그 힘을 얻고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또래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게 쉽지 않은데 하게 된다는 상상에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작년에 촬영하면서 개봉할 때가 되면 제작보고회를 할텐데 캐릭터 이름을 잘 얘기하려고 연습을 많이 했다”고 밝혀 좌중을 웃게 했다.
그러면서 “이 캐릭터를 일상의 누구나 생각했을 법한 인물로 설정하고 싶었다. 이 이야기 자체가 엄청난 스릴이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오히려 더 일상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서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아마추어 작가이자 스토리를 짜는 찻탓캇 역의 김동휘는 “감독님을 처음 뵀을 때 함께 하고 싶어서 시나리오를 안 읽었는데 읽었다고 할 정도였다”며 “안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찻탓캇에 대해 “제보자이기도 하면서 아마추어 작가”라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아마추어 작가인데 매일 카페에 소설을 연재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이 캐릭터를 위해) 실제로 네이버 카페에 가입해서 조금 활동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키보드워리어 팹택 역의 홍경은 “감독님과 하는 게 너무 재밌었다. 한국 영화 중에 손꼽히게 사랑하는 나만의 리스트가 있는데 (안 감독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였다”며 “시나리오가 되게 익숙한 얘기인데 서스펜스가 느껴져 재밌게 읽었다. 채워나갈 게 많아 보여서 감독님과 함께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손석구는 “평소와 달리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반쪽자리 진실이 더 진짜같다’는 대사 때문인 것 같다. 영화 이상의 어떤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중성을 띤 영화도 맞고 재미도 보장된 것도 맞지만 보면 더 알 것”이라며 “인터넷 댓글부대라는 현실에 맞닿아있는 소재를 다루다 보니 다큐멘터리 블랙코미디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화적인 서스펜스가 아니라 현실적이어서 더 두려운 서스펜스가 생기는 것 같다. 재미도 재미지만 많은 대화거리를 안겨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댓글부대’는 오는 27일 개봉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