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RWA ‘팔 수감자 인터뷰’
“가자 주민 이유 불문 구금”
“팔 남녀 상대로 성 학대”도
이스라엘군, 해당 의혹 부인

이스라엘은 지난 1월 UNRWA 직원 3만명 중 12명이 지난해 10월 7일 발생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주요 팔레스타인 원조 16개국이 UNRWA에 대한 총 4억 5000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사진은 구호 물품 옮기는 팔레스타인 주민 (출처: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지난 1월 UNRWA 직원 3만명 중 12명이 지난해 10월 7일 발생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주요 팔레스타인 원조 16개국이 UNRWA에 대한 총 4억 5000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사진은 구호 물품 옮기는 팔레스타인 주민 (출처: AFP,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유엔 산하기구가 하마스 테러범들을 고용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관련 자료들을 4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반면 해당 기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주민 수천명을 상대로 고문과 학대를 일삼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에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하마스와 기타 무장 단체에서 ‘군 요원’을 고용했다며 이스라엘은 해당 내용을 유엔에 제출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450명이 넘는 UNRWA 직원이 가자지구 테러 단체의 군사 요원”이라며 “이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닌 체계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런 내용과 추가적인 정보를 유엔을 포함한 국제 동맹국에 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UNRWA는 현재 진행 중인 독립적인 UN 조사에 포함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월 UNRWA 직원 3만명 중 12명이 지난해 10월 7일 발생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주요 팔레스타인 원조 16개국이 아직 입증되지 않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UNRWA에 대한 총 4억 5000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이에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이 UNRWA에 대한 정치적 공격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자금 지원을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 UNRWA는 가자지구에 1만 3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가자지구의 230만 팔레스타인인 중 절반 이상에게 일상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자금 동결로 인해 거의 5개월 간의 전쟁 기간 동안 UNRWA는 재정 부담이 악화됐다. UNRWA 측은 이스라엘의 UNRWA에 대한 공격은 팔레스타인 난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그들의 곤경에 대한 증인 역할을 하는 UNRWA의 역할을 제거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UNRW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 직원 중 일부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관련해 (이스라엘 당국에) 신문 받는 과정에서 고문과 학대를 받으며 자백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NYT는 전날 UNRWA의 보고서 초안을 입수해 6~82세 팔레스타인 남녀 수천명이 이스라엘에 수감됐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달 중순쯤 이스라엘 당국이 교도소 과밀을 이유로 석방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 1002명 중 100명 이상을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증언에 따르면 수감자들은 명확한 혐의 없이 구금됐고, 한 달 이상 변호사나 의료진도 만나지 못했다. 이들은 구타, 강탈 등 가혹 행위에 시달렸다. 일부 수감자들은 군견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남녀 수감자를 상대로 한 성 학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 남성 군인이 팔레스타인 여성 수감자를 나체 상태로 수색하거나, 남성 수감자의 성기를 때리는 등 성적 학대를 가한 사실도 보고됐다. 구금된 이들 중에는 노인성 치매나 암 환자, 지적 장애인 등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조사단도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제도 및 시민 사회 소식통과 직접 인터뷰한 결과 “구금 환경, 가택 수색 및 검문소에서 팔레스타인 남녀에 대한 성폭력”에 대한 정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해당 보고서가 사실이라면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본토 기습 공격 당시 하마스의 잔인무도한 행태에 분노하며 ‘피해자’임을 내세웠던 이스라엘의 국가 기관이 똑같은 범죄를 자행한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이 보고서를 두고 “(우리는) 국제법을 준수했다”고 전했다. 성 학대 관련 혐의에 대해선 강력히 부인했으며 “부적절한 행동에 관한 것들은 관계 당국에 전달해 검토 중”이라고 표명했다.

이스라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공격으로 1200명이 사망했으며 대부분 민간인이었다. 인질 253명이 체포됐다. 이에 비해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으로 3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인구의 5%가 사망, 부상, 실종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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