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 파동 거센 ‘후폭풍’
친명 조직, 고민정·홍익표 저격
비명계 불지핀 임종석 ‘컷오프’
고민정 “사퇴요구에 물러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공천 갈등과 관련한 최고위원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공천 갈등과 관련한 최고위원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27.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을 놓고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폭발하는 모습이다. 친명계 원외 조직은 비명계 공천 학살의 부당함을 제기하는 일부 지도부 인사들을 연일 공격하며 이 대표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 대표는 ‘시스템 공천’에 따른 것이란 입장만 되풀이하면서 비명계 반발을 일축했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컷오프(공천배제) 조치했다. 이에 고민정 최고위원이 사퇴하는 등 친문계를 포함한 비명계는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친명 원외 조직인 ‘민주당혁신행동’은 27일 논평을 내고 홍익표 원내대표를 겨냥해 “임종석 실장에게 지역구 반납하려고 강남 가셨느냐”고 비난했다. 이들은 “우상호 전 대표가 지난 2월 14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홍 원내대표가 임종석 공천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며 “‘임종석 실장에게 지역구 반납’ 의혹이 사실인지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또

또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전날 최고위 불참을 선언한 고민정 최고위원을 향해 “총선 승리를 담보로 한 인질극”이라며 “공천 과정이 불공정하다고 느낀다면 본인이 받은 단수공천부터 내려놓으라”고 공격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은 2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민주당 공천은 성공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당 같은 경우에는 대개 현역들은 살아나고 있고, 신인들은 다 횡사하고 있지 않느냐”며 “민주당이 그런 면에서 조금 더 환골탈태하고 또 혁신적 공천을 했다 저는 이렇게 평가를 받을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고 최고위원의 최고위 불참 선언에 대해서도 “최고위원이 당무를 거부하려고 하면, 그 전에 본인이 최고위원을 못 하겠다고 하는 게 차라리 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강의실에서 열린 최종건 교수의 '동북아국제안보' 과목 종강 기념특강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용기와 인내의 여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강의실에서 열린 최종건 교수의 '동북아국제안보' 과목 종강 기념특강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용기와 인내의 여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후 이 대표 측이 이날 오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컷오프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서울 중·성동갑 전략공천을 발표하자, 고 최고위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고 의원은 “제가 문제를 제기했던 것은 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공천 갈등과 (총선) 무(無)전략에 대한 비판을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라며 “하위 20% 여론조사 문제 등 공정성에 문제 제기가 되고 있고, 총선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우리 진영 안에서도 반복적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지금의 위기를 지도부가 책임감을 가지고 치열한 논의를 해서라도 불신을 걷어내고 갈등 국면을 잠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제게 돌아온 답은 차라리 최고위원에서 물러나라는 답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하나 없다고 민주당이 무너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이라도 민주당 지도부가 현 위기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면 충분히 국민들에게 강한 야당, 유능한 민주당으로 선택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오늘부터 저는 저를 이만큼의 정치인으로 키워주신 광진을 지역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이다. 광진의 승리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부족한 저를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선택해주셨던 많은 당원 동지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표가 임 전 비서실장 공천을 권고한 이해찬 상임고문까지 밀쳐내면서 민주당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전면전으로 접어드는 수순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임 전 비서실장 컷오프는 비명계 반발과 함께 향후 공천 갈등을 봉합하는 게 아닌 더욱 키울 수 있는 결정”이라며 “이 결정은 결국 당 지도부가 당 안팎의 반발보다 공천 강행을 선택했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를 기점으로 그동안의 공천 과정에서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 통보’ 등 납득 가지 않는 결과를 받았다고 주장해 온 비명계 의원들이 단체 행동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비명계의 연쇄 탈당이 줄을 이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내에선 ‘민주연대(가칭)’라는 탈당을 준비하는 의원들의 모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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