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개시명령에도 미복귀
전공의 복귀 목소리 커져

보건복지부가 전국 100개 주요 수련병원 전공의 집단행동 현황 파악 결과 8816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 중 7813명이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2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보건복지부가 전국 100개 주요 수련병원 전공의 집단행동 현황 파악 결과 8816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 중 7813명이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2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정부 의대 증원 정책을 반발하며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공백으로 응급실 뺑뺑이가 현실화하는 등 환자들의 신음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합치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긴급의료 공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전공의들 복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정부가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근무지 이탈을 대응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지만, 대다수가 복귀하지 않으면서 진료 차질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전날에는 강원 양양군에서 당뇨를 앓는 60대가 오른쪽 다리에 심각한 괴사가 일어나 신속한 응급조치가 필요했지만, 진료할 수 있는 전공의가 없어 이병원저병원 떠돌다 3시간 30분 만에 수백㎞ 떨어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

전국 대부분의 종합병원 응급실에서는 중증·응급 환자 위주로 축소 운영되고 있다. 암 수술 후 수시로 입원해온 환자가 입원하지 못하거나, 항암치료 중 소변줄이 끊어졌는데 의사가 없어 내원하지 못하는 등의 사례도 나오고 있다.

또 지역 마다 급하지 않는 수술 중심으로 일정을 미루거나, 요일을 특정해 진료를 받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특히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중증질환자들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암 환자 수술도 줄줄이 취소중’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게시자 A씨는 “암수술은 정말 한시가 시급해서 전이되기 전 빨리 조기 수술해야하는데 어지간한 초 긴급 수술 아니면 죄다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됐다”며 “돈독 오른 의사들이랑 선거만 생각하는 정부 때문에 불쌍한 국민들만 죽어나는 상황”이라고 적었다.

의료 노동자들도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대구지부 경북대병원분회는 전날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근무를 중단한 것은 명백한 진료거부 집단행동”이라며 “밥그릇 지키기 외에 집단행동의 명분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병원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 6개월 동안 수술을 기다렸던 환자들의 수술 예약까지 취소되고 있다”며 “전공의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 이를 반대하는 이율배반적인 입장과 행동은 병원 노동자들도, 국민도 공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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