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 폭 역대 세 번째 최저치
특례보금자리론 조절에 둔화
작년 4분기 주담대 15조 늘어
기타대출 9개 분기 연속 감소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의 한 시중 은행 대출 창구의 모습. ⓒ천지일보 2023.11.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의 한 시중 은행 대출 창구의 모습. ⓒ천지일보 2023.11.21.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해 가계신용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정부의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론의 공급속도 조절과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축소된 데 영향을 받았다.

한국은행은 20일 ‘2023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카드사, 백화점 등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신용 잔액이 1886조 4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18조 8천억원 늘어난 규모다. 가계신용 증가 폭은 2003년(7조 3천억원)과 2022년(4조 6천억원)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분기 기준으로는 기존 역대 기록이었던 작년 3분기(1878조 3천억원)보다 8조원 증가했다. 3분기 연속 증가세지만 직전 분기에 비해 증가 폭(17조원)은 소폭 축소됐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를 말한다.

가계신용 중 비중이 가장 큰 가계대출은 직전년도(1749조 8천억원)에 비해 18조 5천억원 증가했다. 이는 가계대출이 감소한 2022년(-7조 3천억원)을 제외하고 연간 기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작은 수준이다.

분기별로 가계대출은 직전 분기 말(1761조 7천억원) 대비 6조 5천억원 증가한 1768조 3천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전분기 증가 폭(14조 4천억원)보다 축소됐다.

상품별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직전 분기보다 15조 2천억원 증가한 1064조 3천억원이었다. 역대 최고치지만 증가 폭은 전분기(17조 3천억원)보다 축소됐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직전 분기 대비 8조 7천억원 줄어 9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는 증권사 신용공여액이 줄어든 데 영향을 받았다.

한은은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조치와 정책금융 영향이 줄어든 데 기인했다”며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도 금융기관 전체로 봤을 때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실시된 신생아 특례대출도 현재까지 대환 수요가 주를 이루고 있어 가계빚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출 창구별로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3개월 사이 11조 4천억원 늘어 3분기(+10조원)보다 증가 폭이 더 커졌다.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도 1조원 늘었지만, 3분기(+9조 2천억원)와 비교해 증가 폭은 작았다. 반대로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는 5조 8천억원 줄었다.

가계 판매신용 잔액(118조 1천억원)은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직전 분기 대비 1조 5천억원 증가했다. 1년 전보다는 4천억원 늘었다. 연말 계절적 요인으로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난 데 영향을 받았다.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지난해 3분기 186조 9천억원에서 4분기 189조 9천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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