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ENM 부진 실적 정체
‘바이오’에 사료·축산까지 발목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CJ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해 임직원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은 CJ올리브영을 방문한 이재현 회장과 직원들. (출처: 연합뉴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CJ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해 임직원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은 CJ올리브영을 방문한 이재현 회장과 직원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CJ그룹 정기인사를 앞두고 주력 계열사들 2023년 실적이 공개됐다. CJ제일제당, CJ ENM 등 주력 계열사의 부진으로 지난해 실적은 정체됐다.

식품 사업 부문은 비비고 브랜드 주요 제품 판매량 증가와 해외 식품사업 호조로 매출을 견인한 데 반해 바이오와 사료·축산 사업이 발목을 잡았다. 

CJ그룹의 4대 사업은 식품&식품서비스, 바이오, 물류·유통, 엔터테인먼트트·미디어 등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그룹 지주사의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41조 3527억원, 5.4% 감소한 영업이익 2조 39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보다 23.6% 감소한 5247억원으로 1년새 23.6% 줄었다. 

CJ그룹 실적이 저조했던 이유는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과 ENM의 실적이 예년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CJ그룹은 지난 2021년 매출, 영업이익이 전년비 각각 10.6%, 35.4%, 2022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8.6%, 14.5% 성장했다.

올해 CJ그룹 사업별 실적은 CJ제일제당이 지난해 매출 29조 235억원, 영업이익 1조 29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22.4% 감소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3일 지난해 4분 전체 실적을 발표했다. CJ제일제당은 식품, 바이오, FNT(Food & Nutrition Tech), Feed&Care 4개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앞서 ▲CJ ENM ▲CJ CGV ▲CJ프레시웨이 ▲CJ대한통운 ▲CJ바이오사이언스 등 계열사들이 지난해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식품‧통운사업 부문은 대부분 영업이익이 상승하거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면 그린바이오, 사료‧축산 부문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계열사 가운데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CJ제일제당의 경우 대한통운을 제외한 지난해 매출은 4.7% 감소한 17조 8904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5.4% 줄어든 8195억원이다.

대한통운을 제외한 CJ제일제당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비 7.2% 감소한 4조 3857억원 , 영업이익은 전년비 28% 늘어난 1579억원을 기록했다.

식품 사업 매출은 1.4% 증가한 11조 2644억원, 4.9% 늘어난 영업이익 6546억원을 기록하며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분기별로는 4분기 영업이익이 87% 증가했다. 비비고 만두, 햇반 등 주요 제품 판매량 증가, 유통사들과의 전략적 협업, 판관비 효율화 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해외 식품 사업 매출은 분기 기준 매출이 처음으로 국내를 앞섰다.

7대 글로벌전략제품(Global Strategic Product: 만두·치킨·P-Rice·K-소스·김치·김·롤)을 앞세워 핵심 권역인 북미를 포함, 유럽과 호주 등에서 성장을 이어갔다. 북미에서는 비비고 만두와 슈완스의 대표 피자 브랜드 ‘레드바론(Red Baron)’이 1등 지위를 한층 공고히 하는 한편 냉동치킨과 가공밥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9%, 15% 성장했다. 

바이오사업 부문은 매출 3조 4862억원과 영업이익 689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원재료인 원당 가격의 상승 부담과 자회사 CJ셀렉타의 실적 부진으로 전년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다만 고수익 제품인 스페셜티 아미노산은 두 자릿수대 성장률을 유지했다. 지난해 10월 매각이 결정된 셀렉타를 제외하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비 275억원 증가했다.

CJ제일제당 바이오 주력 사업은 ‘그린 바이오’다. 라이신·핵산·메치오닌 같은 ‘동물 사료용 아미노산’이 주력 제품이다. 사료·축산 독립법인 CJ Feed&Care는 2조 4917억원의 매출과 86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축산 사업이 악화되면서 판매량이 줄고 판매 가격도 하락했다. 주요 사업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사료∙축산 수요 부진에 따른 판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올해 바이오사업 부문은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품목을 지속 확대한다. 

FNT 사업 부문은 지난해 기준 매출은 6481억원, 18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이테크(Hightech) 기반의 FNT은 기획∙운영, 신사업개발부터 마케팅, R&D 조직까지 갖춰 조미소재·Nutrition·미래식품 소재 등에 주력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22년 대비 핵산 고판가로 인한 기저부담과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핵산 마켓리더십을 활용한 중국의 대형 고객 수요 확보와 고성장 시장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 기술 마케팅을 전개해 전년비 영업이익률은 5% 늘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해외 자회사 두 곳을 매각하며 재무건전성 강화와 그린바이오 사업 내 ‘선택과 집중’에 주력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로고. (제공: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로고. (제공: CJ제일제당)

CJ ENM은 지난해 매출액은 8.8% 감소한 4조 3684억원,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한 마이너스 146억원을 기록했다. 

CJ CGV는 연결 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조 5458억원, 영업이익 491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영화시장 회복에 따라 매출이 21% 늘었다. 관람객도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순이익은 전년보다 42.5% 증가했지만 1233억 5300만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CJ프레시웨이 지난해 매출은 3조 742억원·영업이익은 993억원으로 모두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11.9%·영업이익은 1.4% 증가했다. 부문별로 ▲식자재 유통 사업 2조 2858억원 ▲단체급식 사업 7261억원 ▲제조 사업 623억원 등으로 대부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급식 식자재 부문은 나이대별 자체 브랜드(PB)를 내세워 시장 침투율을 높였다. 단체급식의 경우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자체 개발한 메뉴를 도입해 고객사 등의 만족도를 높인 점이 주효했다.

반면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에 주력하는 CJ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매출 55억원, 영업손실은 320억원을 기록했고 순손실은 2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NGS 분석 매출이 늘어나며 전년 동기 대비 36.8%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3.5% 감소했다. 순손실 역시 34.4%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편, CJ그룹 정기인사가 이례적으로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3월 정기 주주총회 이전 인사를 확정해야 하기에 이달 내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사 발표가 늦어진 이유로 CJ그룹 실적 부진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주력 계열사가 그룹 전체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인사가 대규모로 이뤄질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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