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세행정 운영방안 발표
사전통지 확대 등 보호 대책과
민생 위협 탈세 등 엄단 병행
“이원적으로 세정 집행할 것”

국세청장이 지난 8일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에서 2024년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은 민생경제 안정과 역동경제 구현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해 세정지원과 공정과세 실현 방안을 중점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2024.02.13.
국세청장이 지난 8일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에서 2024년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은 민생경제 안정과 역동경제 구현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해 세정지원과 공정과세 실현 방안을 중점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2024.02.13.

[천지일보=김누리·최혜인 기자] 올해 세무조사가 역대 최저 규모로 운영되고 중소·영세납세자에 대한 조사는 원칙적으로 최소화된다. 그러나 탈세·고액체납자에 대한 단속은 엄해진다.

국세청은 2024년 주요정책 추진계획 발표를 통해 올해 세무조사 규모를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인 1만 4000건 이하로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04년 이후 최소 규모다.

그동안 세무조사 건수는 지난 2019년 1만 6008건을 기록한 뒤 코로나 사태가 터진 2020년 1만 4190건으로 줄어들었다. 이후 2021년 1만 4454건, 2022년 1만 4174건을 기록한 뒤 지난해 처음으로 1만 3992건으로 1만 3000건대에 그쳤다.

올해도 중소·영세납세자에 대한 조사를 원칙적으로 자제하고, 명백한 탈루혐의가 발견된 경우에만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최근 높아진 경제 불확실성과 민생 안정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시적 경영 위기에 처한 성실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생계형 체납에 대해서는 압류·매각 유예 신청 시 적극적으로 승인한다. 또 조사 사전통지 기간은 15일에서 20일로 확대하고 대상자는 중소납세자에서 모든 납세자로 확대한다. 경영난에 처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돕고 생계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세 납기가 2개월 직권 연장되는 사업자는 법인세와 소득세 납기를 3개월 연장하고, 올해 12월 예정이던 수출 우수 중소기업에 대한 정기조사 유예도 내년 12월까지 1년 연장하기로 했다. 부가가치세 연장 대상은 지난해 매출이 부진한 건설·제조 중소기업, 연 매출액이 8000만원 미만인 음식·소매·숙박업 간이과세 사업자 등 128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국세청은 불법 사채, 주가조작, 다단계판매 사기 등 서민 생활을 위협하는 탈세에 대해서는 총력 대응한다. 불법 사금융에 대해서는 범정부 전담반(TF)을 중심으로 세무조사, 체납·재산추적, 관계기관(검찰·경찰·금융감독원) 공조 등 총력 대응할 방침이다.

고액체납자에게 압류한 명품가방과 현금. (뉴시스) 2024.02.13.
고액체납자에게 압류한 명품가방과 현금. (뉴시스) 2024.02.13.

악의적 고액체납자에 대한 기획분석과 현장 징수 활동을 강화하는 등 은닉재산 색출에도 나선다. 당국은 사주의 별장·고가수입차 사유화, 근무 없이 고액급여 수령 등 대기업·대재산가의 편법적 탈세도 엄단한다. 고액·상습체납 근절을 위해 특수관계자 간 자본거래, 고급 중고차 판매자료 등 과세자료를 연계·기획 분석해 신종투자상품, 귀금속 등을 이용한 체납자의 다양한 재산은닉 수법을 발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부를 해외로 유출하는 지능적 역외탈세 및 온라인 신종산업 관련 정보수집·분석 강화로 신종 탈루혐의 사전 포착을 강화한다. 경제의 급격한 디지털화·글로벌화에 대응하고 적시성 있는 현장조사를 지원하기 위해 조직 강화 및 시스템 구축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맞춰 효과적인 세무행정을 수행하고, 탈세 행위를 적극 단속할 계획이다.

국세청 조사국장은 “현재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조사 규모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갑자기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규모가 축소된 작년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라면서 “고액 소송·체납 등을 세밀하고 엄정하게 관리하되 생계형 체납은 자산 매각 조치를 유예하는 등 이원적으로 세정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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