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년위원회 위원장인 박성호 예비후보
제로페이 같은 결제시스템 ‘청년페이’ 발행
2022년 3월부터 코인 발행해 거래소 상장
국회의원·연예인 통한 홍보 마케팅도 벌여
코인 가격 급락… 상장폐지되고 거래 종료
날벼락 맞은 투자자들 “이게 말이 되느냐”
박성호 “죄송스런 마음, 나 역시 피해받아”

한국청년위원회 이사회가 위원장의 임기가 종료로  신임 위원장 선출을 위한  과정중 신임 후보자의 일신상의 사유로  전임 박성호 위원장을  재 신임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재 선임된 박성호 한국청년위원회 위원장. (제공: 한국청년위원회) ⓒ천지일보 2024.02.13.
한국청년위원회 이사회가 위원장의 임기가 종료로 신임 위원장 선출을 위한 과정중 신임 후보자의 일신상의 사유로 전임 박성호 위원장을 재 신임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재 선임된 박성호 한국청년위원회 위원장. (제공: 한국청년위원회) ⓒ천지일보 2024.02.13.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국민의힘 고양갑 예비후보인 박성호 한국청년위원회 위원장이 ‘청년페이 코인’ 논란에 휘말렸다. 코인 상장 폐지로 하루아침에 투자금을 잃은 피해자들의 원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박 후보는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면서도 자신 역시 피해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13일 천지일보 취재 결과, 지난 2021년 정부·국회에 청년 정책을 제안하고자 출범한 한국청년위원회는 2022년 3월 제로페이와 같은 결제시스템인 청년페이를 발행했다. 할인, 세제 혜택과 제1금융권과 업무협약을 통해 청년 창업자를 지원하고 청년·대학생 대출 및 장학금 지원사업 등으로 활용한다는 취지였다.

2022년 3월부터는 코인을 발행해 가상자산 해외거래소인 핫빗·유니스왑·MEXC(맥스)에 상장해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MEXC는 곧 상장될 코인을 프라이빗 세일한다면서 다단계나 피싱문자, 단톡방을 통해 팔고 먹튀하는 등의 수법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코인·다단계 사기는 새롭게 발행한 코인·토큰을 돈만 주면 상장시켜주는 해외거래소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투자자들에게는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을 심어주지만, 인지도가 없어 사실상 자진거래로만 이뤄지기 때문에 매매가 상승이 어렵다.

(출처: 코박) ⓒ천지일보 2024.02.13.
(출처: 코박) ⓒ천지일보 2024.02.13.

하지만 이러한 상황임에도 한국청년위원회는 청년페이를 발행할 당시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 4가지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신뢰감을 향상시켰다. 첫 번째는 국회에서 한국청년위원회가 출범할 당시 명예고문으로 7명의 전현직 국회의원들을 추대함으로써 앞으로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두 번째로는 유명 걸그룹 멤버 조모씨와 아이돌그룹 멤버 최모씨를 각각 홍보대사로 위촉했고, 말레이시아 장관, 중국 모그룹이 함께한다고 홍보했다. 세 번째는 로데오거리 및 상인회와 제휴, 네 번째는 일자리·주거·교육·예술·복지·교육 통한 청년문제 대안 마련 및 지원 등으로 공익사업을 하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청년페이 코인의 매매가는 해외거래소에 상장된 날 -30%, 그해 8월 –50%로 수직하강했다. 결국 청년페이 코인은 상장 폐지되면서 거래가 종료됐다. 현재까지 돈을 돌려받지 못한 투자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청년페이코인 차트. (캡처: 블로그 갈무리) ⓒ천지일보 2024.02.13.
청년페이코인 차트. (캡처: 블로그 갈무리) ⓒ천지일보 2024.02.13.

한 사례를 살펴보면 상장 하루 전날 지인으로부터 투자 권유를 받은 피해자 A씨는 상장되자마자 매매가가 급락했지만, 지인이 2개월만 지나면 국내 거래소에 상장한다면서 “기다리라, 절대 팔지 말라”고 회유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지인은 2022년 8월 루나사태 이후 ‘코인 상장이 어렵다’거나 ‘준비는 한다’ 등의 핑계를 댔다. 같은해 7월 구매한 코인 금액보다 70% 저렴한 금액으로 주최 측에서 코인을 특정인에게 판매했다고 한다.

A씨가 문의한 결과, 가격을 정해서 판매한 적 없고 기존에 송금한 통장은 코인을 판매해서 받은 계좌가 아니며 후원금 통장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주최 측은) 내가 (돈을) 보낸 법인통장이 후원금 통장이라며 발뺌을 했다”며 “이게 말이 되냐. 이걸 어떻게 신고해야할까”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피해 사례가 올라왔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게시글을 통해 “단톡방에서 리딩방을 (소개받았고 이를) 통해 코인을 구매했고 (이후) 청년페이 주최 측에게 질문을 했지만 강퇴(강제퇴출) 조치를 당했다”고 밝혔다.

그가 주최 측에 질문한 내용은 ▲어플리케이션 (개발) 완료 시점 ▲백서가 없던데 확인 가능 여부 ▲맥스거래소 상장 일자는 언제인지 ▲현재 수익률이 -67% 정도인데, 토큰 소각 예정은 계획돼 있는지 등이다.

정상적인 가상자산 코인은 백서가 필수적으로 존재한다. 백서는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자세히 설명하는 기본 문서로, 투자자를 위한 기술 및 전략적 프레임워크에 대한 분석자료다.

(캡쳐: 청년페이 공식 단톡방) ⓒ천지일보 2024.02.13.
(캡쳐: 청년페이 공식 단톡방) ⓒ천지일보 2024.02.13.

천지일보가 청년페이 공식 단톡방과 텔레그렘창에 코인 백서에 대해 물었지만 관리자는 “청년페이와 무관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한 참여자는 “거짓말”이라며 추궁했고 이에 관리자는 그를 강퇴시켰다.

또 다른 참여자는 “이제 와서 무관하다 그러면 저희는 뭘 믿고 투자했고…”라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지 말씀 한 번 해달라”고 했다. 이에 관리자는 “새로운 재단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로 찾아뵐 것”이라고 답했다.

‘애초부터 사기가 아니었느냐’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박성호 후보는 천지일보에 “사실과 무관한 내용이 난무하기에 입장을 정리해 표명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면서 “괜히 무관한 사람들이 피해 보는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이며, 저 역시 피해를 받고 있기에 이번 일을 통해 사람들이 그간 왜 XX을 했는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고통을 체감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 후보는 코인을 만든 당사자인 본인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피해를 받았는지, 코인 상장을 하면서 폐지 위기에 대한 사전 검토는 없었는지, 왜 위험성을 설명하지 않았는지, 피해에 대한 공식 사과 및 보상에 대한 계획은 있는지, 코인 사업 당시 이를 지지했던 의원들의 소속은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였는데 22대 총선을 앞두고 왜 국민의힘에 입당해 출마하게 됐는지 등에 대해선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청년페이 코인 논란이 불거지자 관련자로 지목돼 의혹이 제기된 인물들의 해명이 나오고 있다. 슈퍼주니어 최시원은 전날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저는 한국청년위원회 청년페이 논란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관련 홍보대사에 위촉된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네티즌들은 최시원의 한국청년위원회 홍보대사 위촉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펼쳤다. 청년페이 코인 논란은 위너즈 코인 게이트로 인해 촉발됐다. 위너즈 코인은 청년페이 코인과 마찬가지로 MEXC 거래소에 상장됐다.

위너즈 코인은 불법적으로 투자를 유치한 ‘스캠코인’ 의혹을 받고 있다. 위너즈 코인과 함께 GDG(골든골) 코인, 청년페이 코인 등이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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