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인질석방과 휴전 협상 물꼬 삼아 ‘중동 평화회담’ 구축 시도
네타냐후 정권이 걸림돌… ‘두국가 해법’ 반대에 진전 힘들 수도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단의 라파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폭삭 주저앉은 이슬람 사원과 주택가를 둘러보고 있다.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단의 라파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폭삭 주저앉은 이슬람 사원과 주택가를 둘러보고 있다.

[천지일보=방은 기자] 중동의 화약고로 불리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종전을 위해 미국과 유럽, 중동 각국 등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골자로 한 ‘전후구상’ 마련을 위한 물밑논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이 두 달간의 휴전과 인질 석방에 합의하면 이를 물꼬 삼아 양측간 분쟁 종식을 끌어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완강히 반대하고 있어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긴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수백명의 이스라엘 정착민 공동체 구성원들이 예루살렘에 모여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정착촌을 재건할 것을 촉구하는 대회를 열었다.

군중은 이날 가자 지구의 유대인 공동체를 재건하라는 열광적인 함성을 지르며 환호했다.

이날 대회는 국제 및 인도주의 단체에 의해 불법으로 분류되고 정착민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폭력적인 충돌이 빈번한 서안 지구를 포함한 지역에서 유대인 정착촌 확장을 옹호하는 우익 나할라 조직에 의해 조직됐다.

“정착이 안보를 가져온다”라는 제목의 이 대회는 이스라엘 정부에 의해 조직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극우 연합은 정착촌 확장을 지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는 팔레스타인의 향후 두 국가 해결책을 방해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채널12는 이날 대회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 장관 12명, 이타마르 벤 그비르 공공안보 장관,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등 여당 극우 정당 소속 장관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27일자 뉴욕타임스(NYT)는 “최소 10개국 최고 당국자들이 가자 전쟁의 종식과 이후 어떻게 이곳이 통치되게 할지와 관련한 일련의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NYT는 이들 간의 주요 논제가 가자지구 내에서의 적대행위 중단,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개혁,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수교 및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 등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마스 축출 후 PA가 가자지구를 다스린다는 미국과 아랍국가들의 구상이 현실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를 다시 통치하는 것을 거의 거부하고 있으며, 실행 가능한 대안을 분명히 밝히는 것도 거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은 종전과 항구적 평화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이중에는 부패하고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는 마무드 아바스 PA 수반에게서 신임 총리로 권력을 이전해 PA에 대한 팔레스타인 주민의 신뢰를 되찾고, 가자지구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이집트 등 아랍 연합군을 주둔시켜 안정을 확보한다는 등의 제안이 있다. 이에 일각에선 PA를 현대화한 업적을 세운 살람 파야드 전 PA 총리나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표를 역임한 나세르 알키드와 등이 PA의 수반이 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미국은 아바스 수반에게 재건 노력에 협조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지도자는 내각을 재구성할 용의가 있다는 조건부 약속을 바이든 행정부에 했다고 아랍 고위 외교관과 이 문제에 정통한 한 관리가 지난주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부 장관은 또한 전쟁이 끝나면 현재 PA가 관할 중인 요르단강 서안과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를 일괄 통치할 팔레스타인 정부를 정치인을 배제하고 기술관료로 수립하자는 ‘두 국가 해법’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은 이스라엘, 이집트, 카타르와 함께 최소 2개월간 교전을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27일 AP 통신은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2개월간의 휴전과 인질 100여명의 석방을 골자로 한 잠정 합의안과 관련해 얼마간 진전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군과 하마스 지도자들의 해외 출국, PA의 가자지구 접수 등도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어 협상이 교착 상태라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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