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란 무장단체 공격으로 미군 3명 사망, 최대 34명 부상
재선 도전 바이든 ‘악재’ 직면… 공화, 강경 대응 지속 압박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중동에 주둔한 미군에 대한 친이란 무장단체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군 사망자가 28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발생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책임을 묻겠다며 보복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중동에서 확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사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 A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중동에 주둔한 미군에 대한 친이란 무장단체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군 사망자가 28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발생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책임을 묻겠다며 보복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중동에서 확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사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 AP,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중동에 주둔한 미군에 대한 친이란 무장단체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군 사망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책임을 묻겠다며 보복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중동에서 확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28일(현지시간) CNN,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리아 국경 인근 요르단 북동부에 주둔한 미군에 대한 무인 항공기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관리들이 이날 밝혔다. 미국의 우방인 요르단에는 통상 미군 3000여명이 주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 공격의 사실관계를 아직 확인하고 있지만, 이란이 후원하고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극단주의 민병대가 공격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우리가 선택한 방식과 시간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보복을 다짐했다.

다음달 3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첫 공식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유세에서도 미군 사망자 애도를 위한 묵념을 제안하며 “우리는 보복할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익명의 미국 관리는 외신에 최소 34명의 인원이 외상성 뇌 손상 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두 명의 다른 관리는 부상당한 미군 중 일부가 추가 치료를 위해 기지에서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드론이 이른 아침에 막사 근처를 공격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미군 방어 시스템이 민병대의 드론 공격 요격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군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후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친이란 무장단체에 의해 150회 이상 공격을 받아 최소 70명의 사상자를 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외상성 뇌 손상을 입었다. 예멘 해안의 홍해 해역을 통과하는 미국 군함이 친이란 예멘 후티군에 의해 포격을 당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은 지난주 헤즈볼라 및 기타 이란과 연계된 단체들이 사용해온 이라크 내 시설 세 곳을 공습한 것을 비롯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 후티에 여러 차례 공격하는 등 군사적 대응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미군 사망자 발생은 자국민 보호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있는 미국 정부 입장에서 결코 묵과하기 어려운 사건인 만큼 이전까지 비교가 되지 않을 수준의 보복이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낮은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올해 재선 도전을 앞두고 돌발 악재에 강하게 대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공화당은 이날 중동에서 제한적 공격을 이어온 바이든 행정부를 비난하며 이란이 지원하는 단체들에 대한 강경 대응을 압박했다.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이러한 공격에 대한 유일한 대답은 이란 테러리스트 세력에 대한 파괴적인 군사 보복이어야 한다”며 “그보다 더 적은 것은 조 바이든을 겁쟁이로 확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바이든의 무반응이 중동에서 미국의 적들을 대담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의 고위 관리인 사미 아부 주흐리는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작전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군 3명의 살해는 가자지구에서 무고한 사람들의 살해가 멈추지 않는 한 미국 전체가 맞서야 한다는 미국 행정부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란 측은 이번 요르단 드론 공격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군은 이번 공격이 시리아 국경 근처 요르단 북동부의 한 기지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지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 문제에 정통한 사람은 그것이 요르단의 ‘타워 22’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요르단 정부는 이번 공격이 시리아 국경을 따라 위치한 ‘전진 기지’에서 발생했다고만 밝혔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요르단에서의 미국 군사 활동은 전쟁 확산에 대한 요르단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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