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 사용 시작을 하루 앞둔 26일 오전 서울역 인근 한 버스에 27일부터 기후동행카드로 승·하차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출처: 연합뉴스)
서울시의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 사용 시작을 하루 앞둔 26일 오전 서울역 인근 한 버스에 27일부터 기후동행카드로 승·하차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진짜 대박, 대중교통 이용하는 출·퇴근자로서 사지 않을 이유가 없는 카드 아닌가요.”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 사업이 시작된 27일,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역를 찾은 남모(30)씨는 모바일티머니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발급한 기후동행카드를 보여 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달 평균 교통비가 13~14만원이 나왔다”며 “고물가 시대에 대중교통 요금도 계속 올라서 부담이 컸는데 기후동행카드로 교통비를 아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지하철역 인근 정류장을 지나치는 버스에는 ‘기후동행카드 사용이 가능합니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정류장에서 만난 한 최모(25)씨는 “6만 2000원 요금제로 실물 카드를 미리 구입했다”며 “아직 학생인 신분이라 자가용이 없고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는데, 기후동행카드로 교통비를 많이 아낄 것 같아 너무 좋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부터 시내버스, 마을버스, 공공 자전거 ‘따릉이’ 등을 월 6만원대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 시범 사업이 시작된 첫날, 대다수의 시민들은 물가 상승 부담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기후교통카드로 교통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국내에 선보이는 무제한 대중교통 통합정기권이다. 시민의 대중교통 요금 부담은 줄이고 대중교통 활성화로 탄소배출은 경감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이 카드로 지하철, 버스, 따릉이를 원할 때마다 탈 수 있고, 심야버스인 올빼미버스도 이용 가능하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시 대중교통 통합정기권 ‘기후동행카드’ 판매가 시작된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에 마련된 판매처에서 시민들이 카드를 구매하고 있다.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기후동행카드는 1회 요금 충전으로 30일간 대중교통(지하철, 버스), 따릉이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통합정기권으로 이날부터 모바일카드 다운로드 및 실물카드 구매가 가능하다. 요금은 '따릉이' 이용 유무에 따라 6만2000원권과 6만5000원권으로 구분된다. ⓒ천지일보 2024.01.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시 대중교통 통합정기권 ‘기후동행카드’ 판매가 시작된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에 마련된 판매처에서 시민들이 카드를 구매하고 있다.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기후동행카드는 1회 요금 충전으로 30일간 대중교통(지하철, 버스), 따릉이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통합정기권으로 이날부터 모바일카드 다운로드 및 실물카드 구매가 가능하다. 요금은 '따릉이' 이용 유무에 따라 6만2000원권과 6만5000원권으로 구분된다. ⓒ천지일보 2024.01.23.

카드는 따릉이 포함 여부에 따라 ▲6만 5000원권 ▲6만 2000원권 2종으로 출시됐다. 사용패턴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특히 따릉이를 이용하는 시민 입장에서는 기후동행카드가 큰 혜택이다. 평상시 따릉이 1시간 이용료가 1000원인 반면 기후동행카드는 단 3000원에 한 달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후동행카드는 실물 카드와 모바일 카드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모바일 카드 이용자는 전용 앱을 통해 계좌이체 방식으로 카드를 충전한 후 사용하면 된다.

지하철은 서울 내 구간 전체에서 사용할 수 있다. 호선별로 보면 ▲1호선 온수/금천구청~도봉산 ▲3호선 지축~오금 ▲4호선 남태령~당고개 ▲5호선 방화~강일/마천 ▲7호선 온수~장암 ▲경의중앙선 수색~양원/서울역 ▲공항철도 김포공항~서울역 ▲경춘선 청량리/광운대~신내 ▲수인분당선 청량리~복정 ▲2호선·6호선·8호선 전 구간이다.

서울 외 구간 역사는 원칙적으로 이용이 제한된다. 서울 내에서 지하철에 탑승했어도 서울 외 구간에서 하차하려면 별도로 역무원에게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다만 김포골드라인 전 구간(양촌~김포공항역), 진접선 전 구간(별내별가람~진접역), 5호선 하남구간(미사~하남 검단산역), 7호선 인천 구간(석남~까치울역)에서는 별도 지불 없이 하차할 수 있다.

버스는 서울시 면허 시내·마을버스 모두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경기·인천 등 타 시·도 면허버스와 요금체계가 상이한 광역버스·심야버스는 이용할 수 없다.

기후동행카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뜨겁다. 판매 첫날인 지난 23일부터 곳곳 매진행렬을 이어간 기후동행카드는 첫날 6만 5000장 판매에 이어 이틀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장을 기록했다.

온라인 상에는 “이른 오전부터 고객안전실에 갔는데 매진이어서 진짜인가 싶었다” “다시 입고 예정이냐고 물어보니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고 (역사 직원이) 답했다” “역마다 나눠 파는 만큼 매진되면 다른 역을 훑어야 하나”는 등 실물 카드 구입에 실패한 시민들의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기후동행카드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적지 않다. 수도권 시민들 사이에선 기후동행카드 이용 범위에서 타 시·도 면허 버스나, 광역버스가 제외돼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예컨대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이들에게는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카드 사용 범위가 더 넓었으면 한다는 의견이다.

아이폰 이용자는 실물카드만 쓸 수 있어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시민은 “아이폰 사용자는 앱 설치가 어려워 실물 카드를 구매해야 하는데 번거롭다”며 “실물 카드도 신용카드로는 충전할 수 없고 오직 현금으로만 충전해야 하니 불편해서 시범 운영 기간에 보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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