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지난해 생성형 AI 챗GPT가 등장하자 향후 혁신을 이끌어갈 주도적 기술로 주목받으면서 세계적인 AI 열풍이 일어났다.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AI는 일상생활과 산업, 정치·경제·사회·문화까지 전 분야에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요소로 부상했다.

이제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 여부가 개인은 물론 기업과 정부의 경쟁력, 심지어 생존여부를 좌우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AI가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앞으로 10년 동안 세계 국내총생산(GDP)을 연 7% 성장시킬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AI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크다. 허위 정보를 양산하거나 차별·혐오·편향성 등을 담은 메시지를 유통할 수 있고 더 많은 격차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지난 15일 개막한 전 세계 정·재계, 학계 리더 28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인류가 직면한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인공지능(AI)이 단연 화두다. AI의 무한한 발전과 활용 가능성과 함께 오남용과 부작용이 주요 의제다.

이번 포럼 개막 직전 국제통화기금(IMF)은 앞으로 최악의 경우 세계 일자리의 약 40%가 AI로 인해 사라질 것이라 경고했다. 아울러 IMF 총재는 AI는 불평등 문제를 악화시키고 사회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며 각국 정부들이 사회안전망을 수립하고 직업 재교육을 통해 AI로 인한 피해에 대처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1월 16일 다보스포럼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밥 교수와 대담에서 “전 세계가 신기술을 필요로 하는 동시에 ‘가드레일’도 있어야 한다”며 “민간 분야의 혁신에다가 규제를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AI의 개발과 부작용 예방은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미래 사회에서 AI가 광범위하게 보급되면 에너지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픈AI의 샘 알트먼 CEO는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 분야에서 획기적 돌파구 없이는 인공지능 시대를 실현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 MS 창업자는 “AI 기술은 우리 생애 최대의 생산성 발전”이라며 “AI 기술로 기후 펀딩도 충분히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리나라 한덕수 국무총리는 “가까운 미래에 AI 격차가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개발도상국들과 AI 혜택을 공유하는 방안을 국제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디지털 기술 발전을 선도해온 한국 기업들이 AI 분야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발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의 리더들이 AI의 중요성과 AI의 역기능을 강조한 것은 새로운 기술은 인류에게 혜택을 주지만, 필연적으로 부작용도 수반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AI기술의 개발과 활용에 집중하되 AI가 생성하는 거짓 정보와 가짜뉴스, 딥페이크 등 부작용과 AI가 바꿀 산업 지형, 일자리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

전력 소비 증대와 탄소배출 확대 등 AI가 초래할 환경문제 역시 함께 살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AI 등 신기술의 오남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지나친 규제로 개발을 가로막으면 인류가 누려야 할 더 많은 혜택을 포기하는 우(愚)를 범하게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나델라 CEO도 AI가 만들어내는 혜택을 특정 국가나 계층이 집중적으로 누리면서 소외 현상을 유발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 ‘경계하되 개발을 주저해선 안 된다’고 했다. 또한 격차 해소에 기여할 신기술의 가능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는 AI로 인한 사용전력 증가 등 에너지 수요 급증에 대처하기 위해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원 발굴과 확대, 특히 핵 발전이나 저렴한 태양열 발전 및 저장시설에 더 많이 투자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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