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중국’ 거부하는 강경파
민진당 ‘12년 연속집권’ 새 역사
대만 향한 중국 압박 고조 전망

지난 12일 밤 대만 신베이시에서 열린 대만 집권 민진당의 선거 전야 유세 현장. 앞줄 왼쪽부터 라이칭더 총통 후보, 차이잉원 현 총통, 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2일 밤 대만 신베이시에서 열린 대만 집권 민진당의 선거 전야 유세 현장. 앞줄 왼쪽부터 라이칭더 총통 후보, 차이잉원 현 총통, 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 (로이터=연합뉴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대선)에서 친미·독립 성향인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친중 성향인 제1 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를 누르고 총통에 당선됐다. 민진당은 ‘하나의 중국’을 거부하는 강경파로 분류되는 만큼 향후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3일 오후 8시(현지시간) 기준(개표율 94%)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는 523만표를 득표해 득표율 40.34%를 기록했다.

친중 성향인 제1 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는 434만표를 얻어, 득표율 33.35%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허우유이 후보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중도 민중당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는 342만표, 득표율 26.3%를 기록했다.

라이칭더 당선인은 오는 5월 20일 대만 제16대 총통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서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하면서 민진당은 차이잉원 정부 8년에 이어 총 12년 연속 집권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민진당 창당 3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대만 국민은 2000년부터 민진당과 국민당 정부를 8년 주기로 교체해왔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이런 8년 교체 주기 공식이 깨지게 됐다.

민진당은 대만의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독립 성향의 집권당이다. 또한 민진당은 친미·독립 성향을 지녔으며 ‘하나의 중국’을 상징하는 ‘92 공식’을 거부하며 중국과 대립하고 있다.

92 공식은 지난 1992년 중국과 대만이 이룬 공통 인식을 의미한다. 즉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의 편의대로 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친중 성향의 국민당은 이를 수용하고 있다.

국민당과 달리 민진당은 대만은 주권 국가이며 스스로 방위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곧 중국과의 대립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로 중국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대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며 노골적으로 국민당을 지원 사격했다. 특히 중국은 민진당이 집권하면 대만해협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또한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대만 해역 주변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군용기 8대와 군함 6척이 포착됐다. 그중 정찰기 1대는 대만 남서부 공역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새벽 3시 29분과 오후 2시 35분경에는 중국 정찰 풍선 2개도 대만 본섬 주변에서 탐지됐다. 각각 고도 약 2만 2000피트, 2만피트 높이에서 모두 동쪽으로 날아가 약 3시간 뒤 모습을 감춘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은 군사적으로 대만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중국은 대만의 독립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는 이번 선거에서 민진당이 승리하면서 중국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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