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란 압박 위한 메시지 전달… 추가 공격 막을 것”
후티 대변인 “공습 5명에 사망 6명 부상… 공격 멈추지 않겠다”

[AP/뉴시스]영국 국방부가 제공한 이 사진에서 영국 공군의 타이푼 전투기가 11일 키프로스의 아크로티리 공군기지에서 예멘의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출격하고 있다. 미국 주도로 이뤄진 예멘 후티 반군 공습으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다고 후티 반군 대변인이 12일 밝혔다. 2024.01.12.
[AP/뉴시스]영국 국방부가 제공한 이 사진에서 영국 공군의 타이푼 전투기가 11일 키프로스의 아크로티리 공군기지에서 예멘의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출격하고 있다. 미국 주도로 이뤄진 예멘 후티 반군 공습으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다고 후티 반군 대변인이 12일 밝혔다. 2024.01.12.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영국과 함께 예멘 후티 반군을 공습한 미국이 이란에 ‘경고 메세지’를 내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란과의 대리전 논란과 함께 중동 확전 우려도 고조되는 모양새다.

1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펜실베니아주 앨런타운을 방문하는 동안 기자들의 질문에 “이란에 우리를 건드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후티 반군이 상선 공격 등 터무니 행위를 계속한다면 동맹국과 함께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CNN 등 현지 언론이 이날 전했다.

전날 미국과 영국은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예멘 지역 28곳에서 60개 이상의 목표를 정밀 타격했다. 미군은 무인기와 미사일 등 150여발 이상의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습으로 후티 반군 5명이 숨지고 6명 다쳤다는 반군 대변인의 주장이 나왔으나, 후티 반군은 공격 중단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야히야 사레 반군 대변인은 “후티의 선박 공격을 더 이상 저지하지 않겠다”며 공격을 지속할 것을 시사했다.

실제 미국과 영국에 공습을 당한지 하루 뒤인 12일 예멘 후티 반군은 아덴만 일대를 지나가던 유조선을 향해 대함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미국과 영국의 대대적인 공습 바로 다음날 벌어져 보복 차원으로 읽힌다. 더글러스 심스 미 합동참모본부 국장은 이번 민간 선박에 대한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은  어떤 선박도 맞추지 못하며 무위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엠마우스의 한 커피숍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2024.01.1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엠마우스의 한 커피숍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2024.01.13.
[사나=신화/뉴시스] 12일(현지시각) 예멘 수도 사나 인근에서 미국과 영국의 공습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이날 새벽 예멘 내 친이란 후티 반군 기지들을 목표로 여러 차례 공급을 전개했다. 미국은 "이번 공습은 홍해에서 상선들을 계속 공격하는 후티 반군을 격퇴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2024.01.12.
[사나=신화/뉴시스] 12일(현지시각) 예멘 수도 사나 인근에서 미국과 영국의 공습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이날 새벽 예멘 내 친이란 후티 반군 기지들을 목표로 여러 차례 공급을 전개했다. 미국은 "이번 공습은 홍해에서 상선들을 계속 공격하는 후티 반군을 격퇴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2024.01.12.

후티 반군은 이란 지원을 받는 이슬람 시아파 정치 군사조직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연합군에 맞서 내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몇 주간 후티 반군은 홍해에 있는 상업용 선박을 무인기와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상선 안전 위협을 초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이란과 대리전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이란은 우리와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후티 반군을 ‘테러단체’라고 보고, 지난 2021년 취소한 테러단체 지정을 재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트럼프 행정부가 예멘 후티 반군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기로 한 11시간 만에 결정을 뒤집은 바 있다.

반면 민주당 일부는 미국 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공습에 나선 것에 반대 의견을 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그들이 틀렸다. 공습 직후 공격 내용을 상세히 보냈다”고 반론했다.

앞서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이후 자신들의 폭격이 팔레스타인 국민과의 연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식량과 의료품 수입을 허용한다는 조건에서만 공세를 그칠 수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습으로 예멘 내전 악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인도적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예멘 내전은 수년간 지속되면서 식량 부족, 경제 혼란, 극심한 빈곤 등 심각한 인도적 위기를 초래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내전으로 37만 7000여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은 식량, 물, 의료 서비스 부족 등 전쟁 간접 원인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달 14일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이날까지 홍해를 지나는 선박 12척 이상을 공격하거나 위협했다. 사진은 홍해에서 피랍된 화물선 갤럭시 리더 위를 비행하는 후티반군의 군용 헬기 (출처: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달 14일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이날까지 홍해를 지나는 선박 12척 이상을 공격하거나 위협했다. 사진은 홍해에서 피랍된 화물선 갤럭시 리더 위를 비행하는 후티반군의 군용 헬기 (출처: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출처: EPA, 연합뉴스) 새로 모집된 예멘 후티 반군 멤버들이 20일(현지시간) 북서부 암란 지역에서 행진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하고 나선 후티 반군은 지난달 14일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홍해를 지나는 선박 여러 척을 공격했다.
(출처: EPA, 연합뉴스) 새로 모집된 예멘 후티 반군 멤버들이 20일(현지시간) 북서부 암란 지역에서 행진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하고 나선 후티 반군은 지난달 14일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홍해를 지나는 선박 여러 척을 공격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렸다. 이날 홍해에서의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출처: 뉴시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렸다. 이날 홍해에서의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