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관영 매체 “법원 명령 따른 것” 보도

11일(현지시간) 이란에 나포된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 (출처: 로이터=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이란에 나포된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 (출처: 로이터=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이솜 기자] 이란이 11일(현지시간) 걸프 해역과 이어진 오만 만에서 유조선을 나포했다. 예멘 후티의 홍해상 선박 공격으로 세계 주요 교역로가 위협을 받는 가운데 주요 산유국들의 해상 진출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선박 운항 위기가 발생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란 해군이 오늘 오전 오만만 해역에서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며 “법원 명령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해당 유조선이 올해 이란의 석유를 훔쳐 미국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이란,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들의 석유 운송로이다. 전 세계 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이곳을 지나간다.

이란이 가자지구 전쟁을 비롯해 헤즈볼라 지휘관 폭사, 시리아 친이란 시설 폭격 등에 대해 강경한 대응을 경고한 만큼 이번 나포가 ‘보복’의 신호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앞서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도 오만만 부근에서 군복 차림 남성들이 유조선에 무단 승선했다고 경고했다. 영국 해사 보안업체 앰브레이는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에 6명의 군복차림 남성이 승선했고 이들은 곧바로 감시 카메라를 가렸다”며 선박 자동식별장치(AIS)도 꺼졌다고 전했다.

미국은 즉시 선박을 풀어줄 것을 촉구했다.

홍해에 이어 호르무즈 해협까지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해상 운송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후 이란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예멘 후티 반군은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30차례 가까이 공격했다.

지난 3일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에서 폭발이 일어나 100명 넘게 숨지자 이란은 사건의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며 대응을 예고해 왔다.

이란은 미국 등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왔다. 솔레이마니의 사망 1주기였던 2021년 1월에는 사우디에서 UAE로 향하던 한국 선박을 나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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