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묻어줄 이가 있는 사람은 운 좋은 사람”… 2만 2000명 死
실종자 약 7000명… 대부분 건물 잔해에 깔려 스프레이로 이름 써

가자지구 보건부가 사망자 수는 2만 2000명으로 실종자 수는 약 70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폭격 후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숨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건물에는 안에 깔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이름이 스프레이로 쓰여 있기도 하다. 사진은 폭격으로 가족을 잃은 가족들이 슬퍼하는 모습. (출처: AFP, 연합뉴스)
가자지구 보건부가 사망자 수는 2만 2000명으로 실종자 수는 약 70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폭격 후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숨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건물에는 안에 깔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이름이 스프레이로 쓰여 있기도 하다. 사진은 폭격으로 가족을 잃은 가족들이 슬퍼하는 모습. (출처: AFP,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발발 3개월을 지나면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의 고통뿐 아니라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들과 그 가족의 고통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들을 위한 이스라엘의 철야 기도가 4개월째로 접어들지만 인질 석방을 위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에 대한 희망이 희미해지면서 인질 가족들이 느끼는 고통은 더욱 깊어진다.

보도에 따르면 매주 이스라엘에서 열리는 집회에 수천명의 군중이 모여들지만, 지난주 레바논에서 하마스의 부지도자 살레흐 알아루리(57세)의 암살로 추정되는 사건과 전쟁 후 가자지구의 미래에 대한 정치적 논란과 같은 사태 진전으로 인해 인질 가족들은 점점 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시작한 7일 임시 휴전 기간 동안 세 살배기 쌍둥이 딸과 함께 풀려났지만 남편 데이비드가 가자지구에 아직 남아 있다고 말하는 키부츠 니르 오즈에서 온 샤론 알로니 쿠니오(34)는 “인질 석방을 기다리거나 머뭇거리는 모든 순간이 (인질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샤론 알로니 쿠니오는 “치안을 되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우리 시민들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7일 포로로 잡혀간 약 240명 중 거의 절반이 7일 임시 휴전 동안 하마스에 의해 풀려난 바 있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공격에서 붙잡은 인질 240명 중 100명 이상이 7일 휴전 동안 풀려났다고 밝히면서 가자 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멈출 때까지 구금자 협상이나 교환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와 휴전 결렬을 선언하고 지상전을 강행해 인질 가족의 비난을 받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하도록 강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군사적 압박”이라고 주장하며 “우리는 하마스에게 어떠한 면죄부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공격이 시작된 이래 이스라엘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약 1200명의 학살 배후이자 아직도 100명 이상의 인질을 잡고 있는 이슬람 정치 및 군사 조직인 하마스를 해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스라엘군 정부는 하마스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나 군 사령관 모하메드 데이프와 같은 고위 지도자들을 죽이거나 생포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이스라엘 군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신와르를 비롯한 하마스 지도부 4명의 사진과 거액의 현상금 액수가 적힌 전단을 살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 분석가 아비브 부신스키는 “하마스를 무찌르고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은 모두가 하는 말이 됐지만, 우리 모두는 이 방정식이 일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한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에 팔레스타인 주민들 하루하루가 고통이다. 팔레스타인 주민은 언제 포탄이 쏟아질지 몰라 불안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외신은 지난 6일 전쟁 3개월이 된 가자지구에서 사람들은 위험한 거리로 나설 수 없어 사랑하는 가족, 친지를 장례식 없이 서둘러 묻어야 하는 처지에 몰려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7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 가자지구 사람은 2만 2000명 넘게 사망했다. 유엔이 “가자지구는 수천명 어린이의 무덤이 되고 있다”고 표현한 대로 사망자 상당수가 어린이로 알려졌다. 이에 가자지구 남부 알나스르 병원의 무함마드 아부 무사 박사는 “죽을 때 묻어줄 이가 있는 사람은 운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주고받을 지경”이라고 한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실종자 수를 약 70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폭격 후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숨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건물에는 안에 깔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이름이 스프레이로 쓰여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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