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시 승격 2년 접어들어
합당한 행정서비스 숙제
7개 특례사무 절차 간소
관계기관 대외 협력 강화
토론회 통해 해결 과제 논의

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해 2월 특례시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특례시 권한 확보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공: 용인시) ⓒ천지일보 2024.01.08.
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해 2월 특례시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특례시 권한 확보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공: 용인시) ⓒ천지일보 2024.01.08.

[천지일보 용인=류지민 기자] 용인시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 4곳이 오는 13일 특례시 출범 2주년을 맞는다.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으로 4개 도시는 각 도시의 사정에 따라 행정서비스 자체 권한으로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겼고 일부 권한을 이양받았다. 하지만 광역행정을 하는 특례시 명칭에 걸맞은 권한은 중앙정부나 도에서 아직 넘겨받지 못했다. 시의 높아진 위상에 합당한 행정서비스를 시민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할 일도, 과제도 많은 실정이다.

천지일보는 용인시가 걸어온 2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알아봤다.

◆9개 특례사무 처리 권한 이양 성과

특례시가 출범한 지 2년이 되면서 몇 가지 성과가 있었다. 지난해 4월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전 지방분권법) 개정과 행정안전부(행안부)의 제2차 지방일괄이양으로 9개 특례사무에 대한 처리 권한이 특례시로 이양됐다.

용인시는 지방분권법에 포함된 물류단지 지정 및 개발·운영,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 구성·운영, 산지전용허가, 환경개선부담금 부과·징수 사무와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에 포함된 비영리민간단체 등록·말소·지원 1개 사무, 관광진흥법의 관광특구의 지정 1개 사무를 지난해 이양받았다. 신기술창업집적지역 지정 시 협의 사무는 올해부터 시행한다.

시가 7개의 특례사무를 직접 처리하면 행정 절차 간소화로 시민 편의가 증진될 뿐 아니라 행정비용도 줄일 수 있다. 물류단지 지정 권한 확보로 지역 여건과 특성에 맞게 물류산업을 육성하고, 물류창고의 난립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양받은 9건의 사무는 2021년 7월 4개 도시와 행안부로 구성된 특례시지원협의회가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에 이양 요청한 86건의 사무의 10% 수준이다. 특히 사무이양에 필요한 인력과 재정 운용의 자율성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상일 시장은 “앞으로 이양될 사무의 규모와 행정수요를 고려한다면 정부와 국회가 특례권한 이양을 위해 제도와 입법 문제를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해 2월 특례시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특례시 권한 확보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공: 용인시) ⓒ천지일보 2024.01.08.
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해 2월 특례시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특례시 권한 확보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공: 용인시) ⓒ천지일보 2024.01.08.

◆사회적 공감대 형성하며 협력 강화

이 시장을 비롯한 민선 8기 4개 도시 시장은 특례시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재정 권한 확보 등의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계기관과의 대외 협력 강화에도 나선다.

대한민국특례시시장협의회는 이 시장이 회장을 맡고 있던 지난해 2월 전국대도시연구원협의회와 공동으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특례시지원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열어 특례시 제도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해결해야 할 과제를 논의했다.

토론회의 쟁점은 특례시 지원 근거와 실질적 권한을 규정하는 법 제정의 필요성 재확인이었다. 참가자들은 특례시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행정 권한 이양과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관련 법안과 제도 개선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견 등을 집중 논의했다.

이 시장은 “중앙정부나 도에서는 특례시 특별법 제정에 미온적이지만 특례시가 탄생한 만큼 실질적인 일을 하기 위해선 입법 노력을 신속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토론회 등으로 특례시 제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중앙정부와 경기도 등 광역자치단체, 국회 등을 설득해 특례권한 확보를 위한 특별법안이 통과되도록 특례시민 모두가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지난해 7월엔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통합한 지방시대위원회가 출범했다. 4개 도시는 지난해 10월 행안부와 지방지대위원회와의 실무 논의를 통해 57개 기능 사무에 관한 권한을 이양할 것을 심의 안건으로 제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을 찾아 특례사무 심의를 앞당기는 등 위원회가 특례시 지원에 중추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우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방자치단체라는 말 대신 지방정부라고 할 정도로 지방의 자율성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제주도가 확보한 수준(4741건)의 권한이 지방정부로 이전되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왼쪽)이 지난해 11월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을 만나 특례시 권한 확보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제공: 용인시) ⓒ천지일보 2024.01.08.
이상일 용인시장(왼쪽)이 지난해 11월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을 만나 특례시 권한 확보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제공: 용인시) ⓒ천지일보 2024.01.08.

◆화성시와 함께 특례 확보 공동 대응

최근 인구 100만명이 넘어선 화성시는 특례시시장협의회 준회원 자격을 갖게 됐다. 화성시가 현행법에 따라 2년 동안 인구 100만명 이상을 유지하면 2025년 5번째 특례시로 승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4개 도시는 올해부터 화성시와도 힘을 합쳐 특례권한 확보에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한편 용인시는 삼성전자가 300조원을 투자하는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SK하이닉스가 140조원을 투자하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등 세계적 반도체 기업의 집적화로 산업생태계를 강화하며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시장은 “지방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며 “규모와 역량을 갖춘 특례시가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특례시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광역단체에 버금가게 늘어나는 행정수요를 자율적으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특례시 권한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앞줄 왼쪽)을 비롯한 4개 도시 시장들이 지난해 11월 특례시시장협의회 2023년 제2차 정기회의에서 인구소멸도시 상생협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제공: 용인시) ⓒ천지일보 2024.01.08.
이상일 용인시장(앞줄 왼쪽)을 비롯한 4개 도시 시장들이 지난해 11월 특례시시장협의회 2023년 제2차 정기회의에서 인구소멸도시 상생협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제공: 용인시) ⓒ천지일보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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