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자원의 무기화는 가능하기에 무역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한국은 얼마나 대비를 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중국의 요소수 수출제한으로 한때 큰 홍역을 치렀다. 작년 하반기에는 재차 발생할 여지가 있어 정부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세계 공급망 재편으로 시작된 원자재 자국 이기주의의 확대판이 자원의 무기화를 잠재화 하고 있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중동의 원유를 예로 들면 한국의 전산업 분야는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소위 아랍국가들과 이념과 국가체제를 떠나 경제적으로 소원해졌다면 석유화학 정제분야 세계 최고의 국가가 안 되었으며 지금의 무역 대국은 공염불에 불가했을 것이다.

봉건적 왕조 체제로 보여도 인권이 후진적이어도 오직 비즈니스 관점에서 접근했고 한국 목줄 원유를 확보하는 대대적 성과를 내고 있다. 원유라는 자원의 무기화를 극복하는 선례이다.

트럼프 바이든으로 이어진 미국의 중국 때리기는 거칠고 온건함을 반복하면서 하루아침에 끝날 일이 아님을 예시하고 있다. 그사이 중국은 지구전을 펼치기로 작정하고 세계가 뭐라고 해도 사회주의의 장점을 내세워 언론을 통제하고 젊은 세대에게 애국주의를 고양 시키며 필요해 따라 적절히 미국과 서방에 맞서면서 자원이라는 원자재를 통한 방어망을 촘촘히 치면서 예봉을 그들만의 생존방식으로 피해 가고 있다.

그것은 한국의 98배에 해당하는 국토에서 당장 오늘 세계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는 홍위병이 날뛰었던 1966년부터 1976년 문화혁명 시기의 중국으로 돌아가 문을 걸어 잠가 죽의장막을 치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할 여지는 미비하지만, 혹시 누가 장담할 일이 아니다.

등소평이 강조했던 도광양위는 사라졌고 유소작위를 지속할 생각이다. 버팀목은 공산당의 일사분란함과 중국의 가지고 있는 자원의 무기화를 빼놓을 수 없다. 산업의 쌀이라는 반도체의 원료인 희토류를 가장 가성비 있게 정제해 전략적으로 수출한다.

차세대 에너지 2차전지 배터리에 필수 불가결한 리튬 최대 보유국 중의 하나이다. 전기자동차는 물론 카메라나 노트북 컴퓨터 재충전이 가능한 곳에 리튬전지로 쓰인다. 쓰이는 산업 분야는 광범위하다. 유리와 세라믹 산업에서도 널리 사용하고 탄산리튬은 정신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의 주성분이고 알루미늄을 추출하는 데도 이용된다.

문제는 직접적 접하고 있는 한국이 반도체 원료의 40%를 수입하고 있다. 디램 반도체 강국은 중국의 원료 수입 없이 유지할 수 있을까 의문시된다. 차세대 에너지 2차전지와 관련된 리튬과 관련 원자재 80%는 중국산이다.

반도체와 배터리 부문만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고 모든 영역에서 경쟁력을 잃어간 한국은 중국에 쉽게 요리 당하는 국가로 달려가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구는 28배 많고, 국토는 98배 크고, 1992년 8월 24일 수교 당시 90년대 초 중국 GDP의 83%가 되었던 한국이다.

이제는 중국 GDP의 8∼9%로 쪼그라들었다. 대중 전략적 가치는 떨어져만 가고 있는데 심지어 대러 적대시 정책도 보이니 노태우 대통령이 펼쳤던 북방외교 복원이 절실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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