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신발·시계·주얼리 등
프라다·티파니 등도 가격↑
경기 침체로 소비 감소세
오픈런 경쟁 또 재연되나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서 시민들이 가격이 오르기 전에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천지일보 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서 시민들이 가격이 오르기 전에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천지일보 DB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2024년 새해를 맞이한 가운데 연초부터 에르메스를 시작으로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연이어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에르메스는 국내 신발에 이어 일부 가방 가격을 약 10~15% 올렸다.

피코탄18은 408만원에서 457만원으로 12%, 에르백31은 382만원에서 422만원으로 10.5%, 에블린16은 276만원에서 305만원으로 10.5% 인상됐다. 미리 린디도 종전 898만원에서 1009만원으로, 에블린 미니는 276만원에서 305만원으로 상승했다.

앞서 지난 1일 에르메스는 신발 가격을 최대 43.7% 인상한 바 있다. 이에 샌들 오란 리자드는 245만원에서 352만원으로 100만원 정도 인상됐다. 또 다른 신발 제품인 로퍼 ‘로얄’의 일부 라인은 152만원에서 174만원으로 14.5% 오르기도 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오는 15일부터 제품 가격을 약 5~10% 올리고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은 오는 10일부터 주얼리를 대상으로 약 10% 가격 인상에 나선다.

스위스 대표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는 지난 1일부터 데이트저스트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약 8% 상향 조정했다. 데이트저스트 모델의 경우 36㎜ 가격이 1142만원에서 1239만원으로, 41㎜는 1317만원에서 1424만원으로 올랐다.

롤렉스 산하 브랜드인 튜더(Tudor)도 지난해 1월과 9월에 이어 올해 약 2%대의 가격 인상에 나섰다.

샤넬은 오는 9일부터 일부 주얼리와 시계 가격을 4~5% 이상 인상할 것으로 전해졌다. 샤넬은 지난해 3월과 5월 가방 가격에 이어 10월에도 신발 가격을 올렸다.

명품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TIFFANY&Co.)는 오는 11일부터 5%대 가격 인상에 나서고 벨기에 명품 잡화 브랜드 델보(Delvaux)와 루이비통(Louis Vuitton), 부쉐론(Boucheron) 등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얼리 브랜드 부첼라티(BUCCELLATI)와 디올(DIOR) 등의 명품 브랜드들도 조만간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도 일부 제품에 대한 가격을 오는 12일부로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부터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단행은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지난해 12월 2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3년 11월 기준 백화점의 해외 유명브랜드 매출 증감률은 전년 대비 1.6% 떨어지는 등 2023년 8월 이후 4개월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명품 소비는 감소 추세에 있었으나 최근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소식으로 가격이 오르기 전 미리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생기면서 ‘오픈런(매장이 열리는 순간 바로 입장하는 것)’ 경쟁이 다시 재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명품에 대한 관심은 매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실제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명품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4% 증가한 168억 달러(약 20조 8000억)다. 1인당 연간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로 미국(280달러), 중국(55달러) 등을 넘어 세계 1위에 오를 정도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유로모니터가 추산한 지난해 한국의 명품시장 규모는 전년(19조 6767억원) 대비 11.8% 증가한 21조 9909억원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