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최장 기록, 2년 4개월간
금리 역전 연말 해소 어려워
올 9월 최장 기록 경신할 듯
금융시장 불안 요인 작용 우려

25일 기준금리 인상 설명하는 이창용 한은 총재(왼쪽)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AP=연합뉴스) 2022.08.28
25일 기준금리 인상 설명하는 이창용 한은 총재(왼쪽)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AP=연합뉴스) 2022.08.28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장 전망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미 정책금리 역전 기간이 최장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과 함께 조달 비용 상승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미 정책금리 역전 현상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이달까지 19개월째 이어졌다. 이는 일시적으로 금리 차이가 없었던 2022년 8월을 제외한 기간이다.

한은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를 조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1년 8월부터 작년 1월까지 총 8번의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과 2번의 ‘빅 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총 3.50%p 인상했다.

인상 기조는 작년 2월 한은이 동결을 택하면서 깨졌고, 현재까지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 3.5%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반면 연준은 2022년 3월(0.00~0.25%→0.25~0.50%)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까지 총 11차례 인상을 단행해 연 5.25~5.50% 수준까지 정책금리를 올렸다.

미국 기준금리에서 한국 기준금리를 차감한 역전 폭은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사상 최대인 2.00%p로 유지되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은 올해 연말까지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주요 10개 투자은행(IB)이 연준의 올해 연말 정책금리를 평균적으로 4% 초반대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이 금리를 기존 5.50%에서 4.50%로 1.00%p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본 투자은행이 4곳(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모건스탠리, 노무라)으로 가장 많았다.

투자은행 가운데 가장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 웰스파고와 TD은행도 미국의 연말 기준금리를 3.50%로 예상했다. 한국의 현재 기준금리와 같은 수치다.

한은도 올해 2~3분기께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결과적으로 한미 금리 역전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양국 금리가 역전된 시기는 총 세 차례 있었다. 1999년 7월부터 2001년 3월까지 21개월,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지 26개월,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24개월간 등이었다.

이달까지 19개월째 역전 현상이 이어진 만큼 오는 9월 종전 최장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의 사라진 가운데 연준의 실제 금리 인하 속도가 투자은행 전망보다 더 느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은 “2022년 말에도 투자은행들이 대체로 연준보다 정책금리 수준을 낮게 전망했으나, 결국 연준 전망대로 조정했다”며 “향후 이런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도 최근 보고서에서 “일부 시장 기대와 달리 연준의 올해 3월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6~7월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과 함께 환율 변동에 따른 자본 조달 비용 상승, 환헤지 비용 상승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해 11월 “큰 폭의 내외금리차 역전 현상의 지속은 우리 경제주체들의 자본 조달 비용 상승과 해외투자 시 환 헤지 비용의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 역전 상황에서 중대한 글로벌 외부 충격이 가세하는 경우 우리 경제의 위기 대응력과 회복력이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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