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대형 쓰나미 경보… 1.2m 관측
“원전 이상 없어” 발표 속 3만 5000가구 정전·1000명 대피

(출처: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1일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으로 와지마시의 건물이 무너져 있다.
(출처: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1일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으로 와지마시의 건물이 무너져 있다.

[천지일보=방은 기자] 새해 첫날인 1일 일본에서 최대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해 한때 ‘대형 쓰나미 경보’까지 내려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현지 공영방송 NHK,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能登) 반도 지역에서 이날 오후 4시 6분께 규모 5.7의 지진을 시작으로 이튿날 새벽까지 수십차례의 지진이 관측됐다. 특히 오후 4시 10분께 발생한 지진은 규모가 최대 7.6에 달했다. 노토 반도는 지난 5월에도 규모 6.5의 지진이 일어나는 등 최근 지진이 활발한 지역이다.

이날 지진의 규모는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규모 9.0보다는 작지만 1995년 1월 한신대지진 규모 7.3보다 컸다.

일본 기상청은 “진원은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동북동쪽 30㎞ 부근으로 진원 깊이는 16㎞로 매우 얕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 지역에 대해 최소 5m의 쓰나미 발생이 예상된다며 한때 ‘대형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가 몇 시간 뒤 등급을 낮췄다. 현재까지 관측된 쓰나미 높이는 이시카와현 와지마항이 1.2m를 넘는 수준이다.

대형 쓰나미 경보 발령은 2011년 3월 일본 북동부 지역을 황폐화시키고 후쿠시마 원전 위기를 촉발한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 이후 처음이다.

이시카와현에서는 최대 진도 7의 흔들림도 감지됐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인 진도 7의 흔들림은 사람이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다. 현지 언론은 2018년 9월 홋카이도에서 마지막으로 관측된 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에 일본 원자력 규제 당국 사무국은 이번 지진이 전국 진도 규모에서 최대 ‘7’을 기록한 이시카와현의 시카 원자력 발전소나 지진 발생 후 인근 니가타현이과 후쿠이현 원자력발전소에서 심각한 이상 현상이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지진 발생 후 관저 위기관리 센터에 대책실을 설치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피해자 구조 등 재해응급 대책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지시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나 “피해 지역 주민들은 강한 지진이 발생할 경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밤샘 작업을 계속하면서 신속하게 정보를 수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지진과 여진으로 인해 피해 지역을 오가는 대중교통은 모두 중단됐다. JR 동일본은 도호쿠선, 조에쓰선, 호쿠리쿠선의 모든 신칸센 열차 운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했으며, 전일본공수와 일본항공은 25편의 항공편을 취소했다.

이시카와현에서는 약 3만 2500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니가타현과 이시카와현에서는 휴대전화 등 통신 서비스에도 장애가 발생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후쿠이·돗토리·아키타·후쿠오카·사가현 등 9개현에서 총 9만 7000명 이상의 주민이 대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방위성은 약 1000명이 와지마시에 있는 항공자위대 기지로 대피했으며 자위대는 담요, 물, 식량을 배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명 피해로는 30명이 사망했으며 30여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교도통신이 2일 현지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피해 내역이 집계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현지 언론은 “파괴된 가옥에 갇힌 피해 주민의 구조 요청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지자체와 협력하면서 자위대 등과 함께 구조 활동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1주간, 특히 며칠 동안은 최고 진도 7이상의 지진 발생 우려가 있으므로 계속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러시아 정부는 일본 강진 발생 후 극동 사할린 서해안 지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한편 일본 기상청은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이날 자국 연안에 쓰나미 경보 및 주의보 등을 발령하면서 독도를 자국 영토인 양 주의보 지역에 포함해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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