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2023 지난해에도 K-팝, K-드라마, K-무비가 지구촌 글로벌 팬들에게 기대 이상의 영향을 끼치며 한국을 알렸다.

오래전 한국에 전혀 관심이 없던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은 풍성한 K-문화콘텐츠를 접하고 한국을 방문하고 한국 음식과 한국어 등에 주목하며 열광하고 있다. 2024년 갑진년 청룡의 해에도 더 다양한 K-팝, K-무비, K-드라마가 세계 무대에서 더욱 확고한 지위를 갖추고 더 강한 K-문화 파워를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어필하기를 고대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사태로 큰 위기를 겪었던 한국 영화 업계에 ‘범죄도시3’ ‘서울의 봄’ 등 천만 영화가 터져 나오면서 얼어붙었던 극장가에도 봄이 왔다. 영화 업계의 역대급 위기는 한풀 꺾였지만 개봉됐던 나머지 한국 영화 90% 이상이 적자에 허덕이며 괴로운 한 해를 보낸 시기였다.

지난해 개봉한 한국 영화 650편 중 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13편에 불과하다.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1%도 되지 않는다. 한국 영화 산업의 허리를 지탱해야 할 다수의 작품이 고꾸라지면서 성공하는 영화와 실패하는 영화의 양극화는 더욱 두드러졌다. 새해에는 위축됐던 한국 영화가 새로운 희망을 쏘아 올려 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코로나 이전의 흥행 상황으로 회생할지 주목되고 있다.

올해 문화예술계에 바라는 이슈는 또 있다. 코로나 사태로 위기에 빠졌던 대학로 연극과 소극장들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작은 연극들의 공연 기회를 확대하고 관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생생한 친 연극 환경 조성에 집중해야 한다. 무대를 통해 배우들과 관객들이 소통하고 실험적 연극, 행위예술의 메카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문화예술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과 소비패턴을 고려한 플랫폼 다양화 등 진취적인 사업으로 급변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로도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관객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을 수 있는 전략적 계획을 세워야 할 때다.

지난해에 문화예술계를 더욱 어둡게 만들었던 사건들은 연예인 마약, 학폭, 음주운전 등이었다. 연예인은 공인이다. 이미지로 먹고사는 연예인에게 철저한 자기 관리와 선한 이미지메이킹은 필수다. 높은 도덕성도 요구된다. 그러나 일부 연예인들은 이를 지키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특히 일반인들의 선망 대상인 유명 연예인의 마약 투약 사건은 엄청난 악영향을 끼친다. 마약을 복용한 유명 연예인의 구속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새해에는 마약, 학폭, 음주운전 등 불법·비리와 추태를 행한 연예인들이 없기를 바란다. 그런 자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자기 행동을 뉘우치고 팬들에게 먼저 사과해야 한다.

아울러 ‘학폭’ 경험이 있는 학폭 가해 연예인은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지 말아야 한다. 사회에서도 학폭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봐주기식으로 끝낸다면 인성이 바닥인 가해자들은 멈추지 않고 타인에게 상처를 줄 것이다. 올해에는 범죄 행위인 학폭이 사라지기를 기도한다.

문화예술 꿈나무를 육성하는 문화 체험학습 프로그램은 수동적인 교육이 아닌 학생들이 직접 역동적으로 참가하고 체험하는 ‘진로 찾기’가 돼야 한다.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꿈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새해에는 K-문화와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상황 속에서 문화예술 꿈나무를 육성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 체험학습과 문화예술 전문가들의 멘토링, 풍부한 무대 경험 등을 통해 청소년이 꿈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자신감을 북돋아 줄 수 있는 플랫폼이 구축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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