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사법 리스크 현실화
카카오페이증권 성장 제동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제공: 카카오페이) ⓒ천지일보 2023.05.15.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제공: 카카오페이) ⓒ천지일보 2023.05.15.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카카오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됐다. 카카오페이의 미국 종합 증권사 시버트 경영권 인수가 무산되면서다. 이로 인해 카카오페이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페이는 20일 공시를 통해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와의 합의에 따라 2차 거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앞서 지난 4월 시버트 지분 51%를 두 차례에 걸쳐 1039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는 이에 따라 지난 5월 지분 19.9%(807만 5607주)를 취득하는 1차 거래를 마쳤다.

나머지 지분 2575만 6470주는 내년 중 2차 거래를 통해 취득할 예정이었다.

다만 지난 10월 김범수 카카오 창립자를 비롯한 카카오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SM엔테터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 조종 혐의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CIO)가 구속된 데 이어 김범수 창업자(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와 홍은택 당시 총괄 대표까지 같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것이다.

시버트 측은 이에 지난달 “2차 거래를 종결하기 어려운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고 판단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의 의미가 한국 당국이 카카오페이와 모기업인 카카오에 ‘조치를 하는(taking action)’ 상황이라고 공시 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금융 관련 문제로 수사를 받는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페이에 금융사 지분을 넘기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2차 거래를 진행하지 않기로 하면서 시버트는 양사 간의 합의에 따라 2024년 3월 29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10개 분기에 걸쳐 500만 달러(약 65억원) 규모의 합의금을 카카오페이에 지급하기로 했다.

카카오페이는 5월 진행된 1차 거래를 통해 보유한 지분(19.9%)과 시버트 이사회 구성원 자격을 유지하고, 이사회 멤버로서의 역할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카카오페이의 미국 증권사 경영권 인수가 무산되면서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의 성장세에도 제동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 부문에 사활을 걸었던 카카오페이증권은 시버트를 발판 삼아 서학개미들의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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