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레즈 국경 검문소 인근 위치
“대규모 공세 생각하고 건설”

“차고 아래 원형 시멘트 입구
이스라엘 드론·위성으로부터 가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대형 지하 터널을 찾아냈다. 터널은 콘크리트와 철제 원형 구조물로 이어져 있고 길이 4㎞·폭 3m 정도로 비교적 넓어 차량도 이동할 수 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사진은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국경검문소 인근의 하마스 최대 땅굴 (출처: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대형 지하 터널을 찾아냈다. 터널은 콘크리트와 철제 원형 구조물로 이어져 있고 길이 4㎞·폭 3m 정도로 비교적 넓어 차량도 이동할 수 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사진은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국경검문소 인근의 하마스 최대 땅굴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하마스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대형 지하 터널을 찾아냈다고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터널이 가자지구에서 무장 전투원들을 국경까지 실어 나르기 위해 설계된 비정상적으로 큰 규모의 터널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에레즈(베이트 하눈) 인근에서 대형 지하 터널을 찾아냈다고 밝히며 터널의 전체 길이를 4㎞(2.5마일)로 추산했다. 이는 한때 하마스 통치의 중심지였으나 지금은 황폐화된 가자시티 북부까지 도달할 수 있는 길이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터널은) 우리가 가자에서 발견한 가장 큰 터널로 (에레즈) 건널목을 겨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가리 군대변인은 이날 발견된 터널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에 사용했는지 여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인근에 위치한 에레즈 검문소는 가자 주민이 매일 이스라엘로 일하려고 통과하거나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해 드나드는 곳이다.

이날 발견된 터널 내부는 콘크리트와 철제 원형 구조물로 이어져 있고 폭 3m 정도로 비교적 넓어 차량도 이동할 수 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최대 깊이가 지하 50m인 이 터널에는 전기 설비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터널 내부에서 확인된 정보에 따르면 이 터널은 하마스의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동생이자 하마스의 칸 유니스 지역 사령관인 무함마드 신와르의 책임 하에 건설됐으며 그가 이 터널 내에서 주행하는 영상도 발견됐다.

터널로 들어가는 입구는 요새화된 에레즈 교차로와 인근 이스라엘 군사 기지에서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져 있다.

이스라엘군은 “에레즈 국경검문소에서 남쪽으로 불과 100m 떨어진 모래 언덕에서 테러범들이 나오는 것을 목격하면서 터널의 존재를 확인했다”며 “그전에는 남부사령부의 정보 부대도 이 터널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군 대변인 니르 디나르 소령은 이스라엘 국경 수비대가 이스라엘로 진입하기 위한 터널만 탐지했기 때문에 이스라엘 보안국은 10월 7일 이전에 이 터널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굴 같은 통로로 이어지는 원형 시멘트 입구가 차고 아래에 있어 이스라엘 드론과 위성 사진으로부터 숨겨져 있다고 덧붙였다. 디나르 소령은 이어 “군부는 하마스가 광범위한 땅굴 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무장 세력이 대규모 공격 계획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땅굴의 규모는 그저 놀랍다”고 말했다.

여러 증거들을 토대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오랜 기간 동안 터널 구축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터널을 외신에 공개하면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겨냥한 대규모 공세를 염두에 두고 국경 검문소 인근에 이 터널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지하 터널과 벙커를 파괴하거나 무력화하는 것은 지난 10월 7일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 남부 마을과 군 기지에서 살인과 납치를 자행한 이후 이스라엘이 시작한 공세 목표 중 하나다.

하가리 군대변인은 이날 “군부가 터널을 파괴하고 다른 곳에 숨어 있는 무장 세력을 계속 ‘사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또한 인질 구출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들 중 일부가 터널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이스라엘군이 인질 3명을 하마스 무장대원으로 오인해 사살한 일에 대해 인질 가족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이날 전했다.

지난 15일 밤 이스라엘군의 인질 오인 사살 소식이 전해진 뒤 텔아비브에서는 인질 가족과 지지자 등 수백명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네타냐후 정부에 인질로 잡혀가 70일 넘게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석방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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