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 계획 설계한 ‘하마스 지도자’
이軍, 하마스 포로 수백명 심문해 지도부 관련 정보 획득
네타냐후 군에 신와르 제거 압박… 정치생명 연장 돌파구

이스라엘군(IDF)이 약 5억의 현상금을 내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소재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최근 가자지구의 터널에서 두 번이나 놓친 것으로 믿는다고 타임즈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 매체들이 19일(혀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내 최고위 인사인 야히야 신와르 (출처: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IDF)이 약 5억의 현상금을 내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소재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최근 가자지구의 터널에서 두 번이나 놓친 것으로 믿는다고 타임즈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 매체들이 19일(혀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내 최고위 인사인 야히야 신와르 (출처: AFP,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이스라엘군(IDF)이 거액의 현상금을 내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소재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최근 가자지구의 터널에서 두 번이나 놓친 것으로 믿는다고 타임즈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 매체들이 19일(혀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신와르를 비롯한 하마스 지도부는 가자지구 남부 주요도시 칸 유니스 지하 터널에 몸을 숨긴 채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지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을 개시한 IDF는 최대도시인 가자시티를 비롯한 북부 거의 전역을 점령하고 하마스 주요 군사시설 상당수를 파괴했지만, 핵심 지도부는 잡지 못했다.

채널 13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IDF가 신와르를 암살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로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와 그 주변에서 활동을 집중하고 있지만 두 번이나 놓친 것으로 믿는다고 보도했다. IDF가 하마스 리더를 수색하는 동안 하마스 포로 수백명을 심문해 지도부 관련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그는 어느 한 곳에 장기간 머물러 있지 않고 이동 중임을 알 수 있다. 신와르는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던 초기에 가자 남부로 향하는 인도주의적 호송대에 숨어 가자 북부를 탈출한 후 현재 칸 유니스에 숨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IDF는 신와르에 대한 수색 과정에서 하마스 군부 사령관인 무하마드 데이프의 이전 은신처를 발견하기도 했다.

다급해진 IDF는 지난 14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신와르를 비롯한 하마스 지도부 4명의 사진과 현상금 액수가 적힌 전단을 살포했다.

전단에 따르면 신와르 체포에 도움이 되는 첩보를 제공하는 이에게는 40만달러(약 5억 1820만원)가 지급된다. 신와르의 형 무함마드 신와르의 현상금은 30만달러(3억 8865만원)다. 이밖에 라파 살라메 20만달러(2억 5910만원), 무함마드 데이프 10만달러(1억 2955만원) 등이다. 전단에는 “이들과 관련한 무언가를 당신이 알고 있다면, 이들을 찾을 수 있다”며 “모든 정보원의 신원은 보호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지난 12일 신와르를 가리켜 “하마스의 모든 고위급 지휘관과 대원들의 운명은 동일하다”며 “항복하거나 죽거나, 세 번째 선택지는 없다”고 경고했다.

하마스 지도자 신와르는 1962년 칸 유니스의 한 난민캠프에서 태어나 1980년대 초 가자지구 이슬람대학교 재학 중 이슬람주의 운동에 뛰어들었다. 1987년 하마스가 창설된 직후 합류한 신와르는 2년 후 이스라엘인 2명을 납치하고 살해한 것은 물론 이스라엘 스파이로 의심되던 팔레스타인인 4명을 고문하고 살해한 혐의로 이스라엘에 체포됐다. 종신형을 선고받은 신와르는 이스라엘 감옥에서 22년을 복역했으며 결국 2011년 납치된 이스라엘 군인 길라드 샬리트를 풀어주는 포로 교환의 일환으로 석방됐다. 가자지구로 돌아온 신와르는 하마스 정치국 일원으로 자리 잡았고, 2015년 미 국무부에 의해 테러리스트로 지정됐다. 2017년 신와르는 하마스 내부의 비밀 선거를 통해 그간 가자지구의 하마스 최고 정치 지도자였던 이스마엘 하니예를 밀어내고, 최고 지도자에 올랐다. 이어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고 240여명을 인질을 끌고 오는 계획을 설계·지휘했다.

IDF가 신와르를 비롯한 하마스 수뇌부를 신속하게 해체하려는 데는 군사적, 안보적 이유도 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의 기사회생을 위한 정치적 이유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지도자이면서도 이례적으로 20%대의 낮은 수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하마스의 기습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과 더불어 2007년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하는 걸 용인함으로써 오늘날의 사태를 자초했다는 비난까지 겹치면서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와르 제거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정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생명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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