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ASML, 한국에 1조원 규모 R&D센터 설립
SK하이닉스, ASML과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 개발 MOU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ASML은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ASML 본사에서 열린 ‘한국-네덜란드 반도체 협력 협약식’에서 극자외선(EUV) 공동 연구소 설립에 관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회장, 제프리 반 리우웬 네덜란드 통상개발협력장관, 피터 베닝크 ASML 회장, 벤자민 로 ASM 회장 등이 배석했다.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 센터’를 짓기 위해 삼성전자와 ASML은 7억 유로(약 1조원)을 공동으로 투자한다. 양사의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비공개하기로 했다.
이 R&D 센터는 국내 수도권 지역에 건설될 예정이다. ASML이 반도체 제조 기업과 공동으로 해외에 반도체 제조 공정 개발을 위한 R&D 센터를 세우는 것은 처음이다.
‘슈퍼 을(乙)’로 불리는 ASML은 전세계에서 EUV 노광장비를 유일하게 생산하는 반도체 장비 기업이다. 노광 공정은 웨이퍼에 전자회로를 인쇄하는 과정이다. 미세공정 기술 수준이 높을수록 한 웨이퍼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 때문에 ASML의 EUV 노광장비는 반도체 초미세공정을 위해 꼭 필요하다.
SK하이닉스도 같은 날 ASML과 ‘EUV용 수소 가스 재활용 기술 개발 MOU’를 체결했다. 수소 가스는 EUV를 운용할 때 내부를 진동상태로 유지하고 오염원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된다. 현재는 사용한 수소 가스를 소각하고 있는데, 양사는 향후 이를 포집 후 연료전지로 재활용해 전력화하는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도 ‘한·네 반도체 첨단 아카데미’ 신설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아카데미가 신설되면 우리나라의 반도체 관련 학생들과 재직자들이 ASML 본사는 물론 에인트호벤 공대가 제공하는 교육 기회를 얻게 된다.
안덕근 본부장은 “삼성전자와 ASML 간 협력 발표는 치열해지는 반도체 초미세화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우위를 확보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와 ASML이 공동 기술개발에 성공해 보다 친환경적인 반도체 장비 생태계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