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265개 기업 조사
삼성전자, 11.8조 감소액 ‘최대’
자동차·부품기업 누적액 상위권

500대기업 상장사 잉여현금흐름(FCF) 누적액 추이.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3.12.13.
500대기업 상장사 잉여현금흐름(FCF) 누적액 추이.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3.12.13.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국내 500대기업 상장사의 잉여현금흐름(FCF) 누적액이 결국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세계적인 경기 불안으로 지난 2년간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올해는 영업활동현금흐름보다 자본적 지출이 더 커진 영향이다.

1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상장사 중 3년 비교가 가능한 265곳의 개별 기준 FCF를 조사한 결과 올해 1∼3분기 총누적액은 –2조 5787억원으로 집계됐다.

FCF는 기업이 창출한 수익(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세금과 영업비용, 설비투자액 등 지출(자본적 지출)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의미한다.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이 얼마나 양호한지 판단할 수 있어 연말 배당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연간 FCF 누적액은 지난 2021년 1∼3분기 56조 6987억원에서 작년 동기 2조 5782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올해에는 지난해 대비 5조 1569억원이 또다시 줄어 마이너스가 됐다.

올해 영업활동현금흐름 누적액은 82조 31억원으로 작년 동기(81조 3680억원) 대비 0.8%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자본적 지출 누적액은 78조 7898억원에서 84조 5818억원으로 7.4% 늘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 업종의 FCF가 3분기까지 누적 17조 3531억원으로 가장 양호한 재무 성과를 보였다. 지주 업종(6조 4839억원), 운송 업종(4조 4497억원)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기업별로는 기아의 FCF 누적액이 7조 248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4조 1088억원으로 500대기업 중 4위였지만, 1년 새 76.4% 늘어나 1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현대자동차(6조 269억원)도 546.9% 늘어 작년 동기 18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계열사 현대모비스(2조 7040억원)도 일반 기업 중 3위이자 통합 4위에 이름을 올렸다.

1조원 이상 FCF 누적액을 보인 기업은 모두 18곳이며, 이 가운데 일반 기업이 9곳, 금융사는 8곳, 공기업은 1곳이었다.

공기업 중 FCF 누적액이 가장 많은 곳은 한국가스공사(4조 8584억원)였고, 금융기업 중에서는 KB금융(2조 942억원), 카카오뱅크(1조 8458억원), DB손해보험(1조 8342억원), 하나금융(1조 7076억원), 현대해상(1조 6876억원)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3.12.13.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3.12.13.

조사 대상 265곳 중 FCF가 증가한 곳은 153곳(57.7%)로 절반이 넘었으나, 반도체 산업 불황으로 삼성전자(-7조 8785억원)가 큰 폭의 감소를 보인 영향으로 전체적으로는 부진했다. 삼성전자의 FCF는 작년 동기(3조 9453억원) 대비 11조 8238억원 줄어 감소 규모가 가장 컸다.

HMM(-3480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FCF가 9조 3973억원 줄어 감소 폭이 두 번째로 컸다.

3분기 기준 FCF 마이너스 규모가 1조원 이상인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기업은행(-14조 951억원), 한국전력공사(-14조 3792억원), SK하이닉스(-4조 4324억원), LG디스플레이(-3조 5587억원) 등 모두 12곳으로 조사됐다.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전력공사는 FCF 증가 규모가 각각 11조 957억원과 9조 3130억원으로 전체 조사 대상 중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가스공사는 –6조 2373억원에서 4조 8584억원으로 플러스 전환했고, 한전은 –23조 6922억원에서 –14조 3792억원으로 마이너스 폭이 축소됐다.

일반 기업 중에서는 현대차(5조 953억원), 기아(3조 1392억원), 포스코홀딩스(2조 6495억원), HDC현대산업개발(2조 778억원) 등 순으로 증가액이 컸고, 금융기업 중에서는 삼성카드(3조 1852억원)가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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