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3Q 차입금 현황 조사
차입금 의존도 27.7%… 0.7%p↑
차입금 규모 증가 1위 한국전력공사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3.12.06.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3.12.06.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국내 500대 기업들의 차입금 규모가 2년 새 165조원 이상 늘어나면서 이자 부담이 27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500대 기업 중 2021∼2023년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272곳(금융사 제외)을 대상으로 차입금 규모와 의존도를 조사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올 3분기 기준 차입금 규모는 953조 3001억원을 기록했다. 차입금 의존도는 27.7%였다.

지난 2021년 3분기와 비교해 차입금 규모는 21.0%(165조 2161억원↑) 증가했고, 차입금 의존도는 0.7%포인트(p) 늘었다. 기준금리 변동 폭을 고려해 단순 계산 시 이자 비용이 2년 사이 27조 4549억원 증가한 것으로 CEO스코어는 분석했다.

차입금은 기업들이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부채를 말한다. 차입금 의존도는 자산(총자본)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흔히 시장에서는 30% 이상인 경우 재무 위험이 커지며 40% 수준이면 재무 위험 수준으로 보고 있다.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3.12.06.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3.12.06.

지난 2년간 조사 대상 272곳 중 179곳(65.8%)의 차입금 규모가 증가했다. 차입금 규모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기업도 29곳이나 됐다.

차입금 규모가 가장 늘어난 곳은 한국전력공사다. 한국전력공사의 올해 3분기 기준 차입금은 138조 492억원으로 2021년 3분기 대비 72.2%(57조 8686억원↑) 증가했다.

SK하이닉스(18조 7202억원↑)와 한국가스공사(16조 3722억원↑), 현대자동차(14조 5407억원↑), LG화학(7조 8888억원↑) 등도 차입금 규모 증가액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반면 차입금 규모를 가장 크게 줄인 곳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기준 차입금은 2021년 3분기와 비교해 47.3%(9조 195억원↓) 감소한 10조 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연 이자율 4.6%로 20조원을 빌렸지만, 차입금 규모는 오히려 2년 전보다 줄었다.

이는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차입금이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총 7조 4416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3.12.06.
(제공: CEO스코어) ⓒ천지일보 2023.12.06.

올해 3분기 기준 차입금 의존도는 효성화학이 78.6%로 가장 높았다.

효성화학을 비롯해 한국가스공사(72.8%), 도이치모터스(65.6%), 롯데렌탈(62.7%), 롯데글로벌로지스(62.4%), 이마트에브리데이(61.4%) 등 27곳의 차입금 의존도가 50% 이상이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0.3%), 한전KPS(0.5%), LX세미콘(0.8%), 롯데정밀화학(1.0%), 에스원·농심(1.9%), 대덕전자(2.0%) 등 40곳의 차입금 의존도는 10% 이하였다.

DN오토모티브의 차입금 의존도(53.7%)가 2년 새 27.5%p 늘어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DN솔루션즈 인수로 차입금 규모 증가하며 의존도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SK쉴더스(2.6%)는 62.9%p 줄어 하락 폭이 가장 컸다. SK쉴더스는 올해 7월 경영권 매각을 통해 유상증자로 확보한 2조원의 자금 중 1조 8000억원을 부채상환에 활용한 바 있다.

업종별로는 공기업의 차입금 의존도가 올해 3분기 기준 51.1%로 가장 높았으며, 지주 업종의 차입금 의존도가 6.0%로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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