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마서 미사 동시 집전… 유인촌, 라테라노 대성전 방문
“상호 간 두터운 신뢰·우정 바탕으로 비약적인 발전 이뤄”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라테라노 대성당에서 한국-교황청 60주년 기념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라테라노 대성당에서 한국-교황청 60주년 기념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과 교황청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60주년이 됐다. 이에 11일(현지시간) 서울과 로마에서는 공식 기념 미사가 동시에 집전됐다. 교황청은 한국과의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기원했으며, 한국은 교황청과 힘을 합쳐 양국 국민, 더 나아가 전 세계인의 평화와 화합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한국 국민에게 진심 어린 협력·지원”

전날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의 주례로 거행된 로마 미사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한국 정부 대표로 직접 참석했다. 한복 두루마기를 입고 참석한 유 장관은 이날 로마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열린 기념 미사에서 축사를 통해 “60년 전 오늘, 두 나라는 정식으로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며 “이후 양국 관계는 상호 간의 두터운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984년과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방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연구 ▲올해 9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된 김대건 신부 성상 축복식 등 양국 간 의미 있는 순간을 회상했다.

아울러 오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을 위해서도 양국 간 문화교류를 확대하고 긴밀한 협조를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청을 비롯한 가톨릭교회와 대한민국이 현재와 미래에 다가올 희망과 불확실성을 마주하는데 한층 더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교황청은 화해와 통일에 대한 한국인의 열망에 진심으로 함께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앞으로도 사랑하는 한국 국민과 함께 걸어가며 그들의 열망을 나누고 공동선을 위한 진심 어린 협력과 지원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 “우호 관계 지속 발전 희망”

서울 명동대성당에서는 전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를 비롯한 한국 천주교회 주교단 공동 집전으로 기념 미사가 진행됐다.

주한 교황대사 직무 대행 페르난도 헤이스 몬시뇰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축하 메시지를 대독했다. 교황은 “대한민국과 교황청 사이의 우호 관계를 계속해 발전시키며 공동 관심사,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이날 강론에서 “대한민국과 교황청 양국이 더욱 긴밀한 협력을 이루어 나감으로써, 한국 정부는 물론 한국 교회가 교황청 사도좌의 노력에 발맞춰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나아가 한국 교회가 이 땅의 소금이자 세상의 빛으로서 북녘 교회를 넘어 세계 곳곳에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를 전하는 데에 앞장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석열·김진표도 축하 인사 전해

윤석열 대통령도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이 대독한 축사에서 “대한민국이 전쟁의 폐허를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하고 경제, 문화강국으로 발전하기까지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준 교황청과 한국 천주교회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축사에서 “지난 60년간 교황청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지지와 연대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양국이 한반도 평화와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지속적인 동반자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와 교황청의 관계는 1947년 제임스 패트릭 번 주교가 교황 사절 자격으로 한국에 부임하면서 시작됐다. 교황 사절 파견 이후 양국은 1963년 정식으로 외교 관계를 수립했고, 1984년과 1989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하는 등 활발한 교류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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