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정보와 80~90% 상관관계
대응체계 구축 반영 방안 강구

서울의과학연구소 관계자가 기흥레스피아에서 하수를 채취하는 모습. (제공: 용인시) ⓒ천지일보 2023.12.04.
서울의과학연구소 관계자가 기흥레스피아에서 하수를 채취하는 모습. (제공: 용인시) ⓒ천지일보 2023.12.04.

[천지일보 용인=류지민 기자] 대도시 하수처리장의 하수에서 코로나19나 인플루엔자, 급성설사 등의 발생 여부와 유행 추이를 파악하고 향후 유행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시는 전문 검사 기관인 재단법인 서울의과학연구소(SCL)과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1월까지 1년간 하수 기반으로 감염성 병원체를 분석한 용인시민 건강 모니터링 연구 결과 시내 생활하수의 코로나19와 호흡기 바이러스, 설사바이러스 등의 농도 증감 추이가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이 추이는 질병관리청에서 매주 보고하는 병원체 및 매개채 감시정보와 80~90% 정도의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

이번 연구는 용인시 하수처리장 가운데 6곳의 유입수를 월2회 채수해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호흡기바이러스(14종), 폐렴원인균(7종), 급성설사 원인 세균 및 바이러스(19종), 폴리오바이러스, 원숭이 두창 등 다양한 병원체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시행됐다.

연구를 주도한 SCL 기술혁신센터 측은 “병원체의 주간 검출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채취한 하수의 바이러스 농도도 증가했다”며 “병원체 검출이 감소한 시기에는 바이러스 농도 또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에는 살아있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아니라 하수처리 과정에서 사멸한 바이러스나 세균의 DNA를 추출해 이용했다”며 “하수처리 과정에서 자동으로 멸균이 되기 때문에 하수처리장에서 감염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하수 검사로 감염병 발생이나 유행 여부까지 가려낼 수 있게 됐지만 하수를 통한 감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SCL의 판단이다.

용인시는 SCL과의 연구 성과를 감염병 조기 감시나 예보·경보를 포함한 선제적 대응체계 구축에 반영하는 방안도 공동으로 강구할 방침이다.

이상일 시장은 “이번 연구는 주기적 하수 검사를 통해 지역사회의 감염병 출현이나 유행 여부를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으로부터 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시가 조기 감시 체계를 구축하는 당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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