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수뇌부 교체 후 첫 지휘관회의 주관

(서울=연합뉴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8일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합참의장 등 주요 지휘관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군의 최근 동향과 관련한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주관하고, 우리 군의 군사적 조치사항을 점검하며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강조하고 있다. 2023.11.28
(서울=연합뉴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8일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합참의장 등 주요 지휘관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군의 최근 동향과 관련한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주관하고, 우리 군의 군사적 조치사항을 점검하며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강조하고 있다. 2023.11.28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8일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에서 ‘망동’ ‘파멸’이라는 거친 용어를 써가며 북한을 비난하고 나섰다.

최근 최전방 감시초소(GP)를 복원하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를 권총으로 재무장하는 등 북한의 일련의 움직임과 연관성이 있어 보이는데, 마치 이런 상황을 예견하지 못한 것처럼 굴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일부를 정지할 당시 예상됐던 일이 아니냐는 목소리다. 일각에선 북한의 관련 행보를 유도했으면서 적반하장이라는 주장이 나올 정도인데,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한층 높아지는 양상이다.

◆신원식, 현 상황 관련 군사조치 점검

신 장관은 이날 최근 군 수뇌부가 교체된 이후 처음 지휘관 회의를 주관하고 현 상황 관련 군사적 조치 사항들을 점검하고 군의 확고한 대비태세를 강조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이번 지휘관 회의에는 김명수 합동참모의장,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양용모 해군참모총장, 이영수 공군참모총장,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등 국방부와 합참, 각 군의 주요 직위자들이 참석했다.

신 장관은 북한을 겨냥해 “적이 도발하면 ‘선조치 후(보고’ 개념에 따라 대응하고,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으로 단호하게 응징하라”고 지시하며 “평화를 해치는 망동은 파멸의 시작임을 적에게 명확하게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적의 도발을 막는 것은 말과 글이 아니라 강한 힘이다. 평화는 강한 힘을 바탕으로 한 억제력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역사의 변함없는 교훈”이라고도 전한 뒤, “적과 싸워 반드시 이기기 위해서는 ‘승리를 위한 원칙’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전 장병이 지휘관을 중심으로 단결해 높은 사기와 엄정한 군기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적에 대한 작전 주도권과 아군의 작전지속능력을 확보한 가운데 전투와 휴식이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며 “각급 부대 지휘관들은 '승리의 원칙'을 갖추기 위해 관심을 경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거칠게 북 비난한 배경은

극우 인사로 평가받는 신 장관이 이날 다소 과격한 표현을 동원해 북한을 비난하고 나선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는 최근 북한이 군사합의 전면 파기 선언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과 무관치 않은데,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걸 자인한 셈이기도 하다. 접경지 등지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윤석열 정부가 지난 21일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빌미 삼아 군사합의 효력 정지에 나섰을 당시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한반도 안보 긴장 상태를 일부러 유발하고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이 드는 건 이 때문인데, 이날 신 장관의 강한 발언도 이 같은 해석에 설득력을 더한다.

강한 억지를 얘기하지만 세간의 시선을 돌리는 등 안보 불안감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과도 같은 맥락이다. 강대강 힘대힘이 시원한 맛은 있지만 평화와는 멀어지는 길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년 총선용 안보장사라는 평가인데, 원하는 바 대로 이전과 같이 세력 결집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많다.

실제 북한은 윤 정부가 자신들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문제 삼아 이에 따른 대응조치로 22일 군사합의 중 비행금지구역 설정(제1조 3항)의 효력을 정지하자 이튿날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다.

이어 지난 24일부터 군사합의로 파괴하거나 철수한 11개 GP에 병력을 투입해 감시소를 설치하고 진지를 구축했으며, 무반동총 등 중화기도 반입했다. 지난주 후반부터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근무하는 북한군이 권총으로 무장하기 시작했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에 있는 북한군 해안포의 개문 사례도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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