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마지막 회의. [샌프란시스코 EPA=연합뉴스]
APEC 정상회의 마지막 회의. [샌프란시스코 EPA=연합뉴스]

다자간 무역체제 중요성 재확인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아시아태평양 21개 회원국이 참가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나 센터 세션일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발언에서 “아시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확고하다”며 “아시아 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변함이 없으며,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아시아태평양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내년 APEC 정상회의 의장국은 페루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골든 게이트’ 선언이 채택됐다. 이는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규칙에 기반을 둔 다자간 무역체제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통상·외교장관들도 세계무역기구(WTO)의 분쟁해결 기능 회복을 포함한 개혁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3일간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고 지속 가능한 미래 구축’을 의제로 기후 변화, 디지털 전환, 여성 인권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러-우크라 전쟁 이-하마스 전쟁 놓고 회원국 이견

이번 회의에서는 러시아와 무슬림이 다수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21개 APEC 회원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을 두고 회의에서 엇갈린 입장을 내다가 결국 탈퇴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APEC 의장국인 미국이 발표한 성명에는 ‘대부분의’ APEC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명시했는데, 지난해 APEC 지도자들의 선언이 반영된 것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서는 가자지구 위기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일부 회원국은 APEC이 지정학적 문제를 논의하는 포럼이 아닌 경제 문제를 다루는 회의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언급하는 의장 성명의 표현에 반대했다.

일부 APEC 지도자들은 지난 11일 리야드에서 열린 아랍-이슬람 공동 정상회담의 단결된 메시지를 공유했다. 이 정상회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무슬림 국가들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행동이 정당방위라는 이유로 정당화되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들은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작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을 둘러싼 갈등에도 불구하고, 중미회담은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기도 한 초강대국 간의 경쟁이 악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APEC 회원국들에게 어느 정도 안도감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APEC은 1989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성장과 번영을 목표로 비공식 대화 포럼으로 출범해 1993년 정상회의로 격상됐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아세안 6개국, 홍콩 등 21개국이 회원국이다. 회원국의 인구는 약 30억명으로 전 세계인구의 38%에 해당한다. 이들 국가의 무역은 전 세계무역의 약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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