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노조 파업 계획 발표
22일부터 1~8호선 파업 돌입
서울시·교통공사 입장 ‘강경’
통합·올바른 노조는 불참할 듯

서울교통공사노조 조합원 등이 15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2차 총파업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안전 업무 외주화 저지 및 현장 안전 인력 공백 대책 수립을 촉구를 위해 이달 22일부터 2차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서울교통공사노조 조합원 등이 15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2차 총파업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안전 업무 외주화 저지 및 현장 안전 인력 공백 대책 수립을 촉구를 위해 이달 22일부터 2차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사측의 인력 감축안에 반발하며 오는 22일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지난 9~10일 출근 시간대에는 정상 운행했던 1차 경고파업과 달리 전면 무기한 총파업이다.

노조는 누적 적자를 줄이기 위한 사측의 인력 감축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와 공사 측은 “명분 없는 파업을 철회하라”며 강경한 입장이다. 서울지하철 노사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교통대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15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사측이 대화와 협상보다 대결과 제압을 선택한다면 부득이 22일부터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사는 인력 감축 계획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사측은 18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줄이기 위해 2026년까지 전체 정원(1만 6376명)의 13.5%인 2212명을 감축하겠다는 경영합리화 계획을 제시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기간 정규직이 된 식당 조리원 145명, 이발사 12명, 목욕탕 관리사 10명 등을 자회사 등으로 위탁하고, 퇴직으로 빈 자리는 새로 채용을 하지 않는 방식이다.

사측은 지난 8일 최총 교섭에서 올해 하반기 660명을 신규채용하는 안을 제시했다. 당초 예정된 하반기 신규채용 규모는 388명이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 노조 측은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시 올해 정년퇴직 인력 276명, 2인1조 보장 인력 232명, 수탁업무 인력 360명 등을 반영해 868명을 더 뽑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차량관리소 업무 자회사 위탁 등 안전 업무의 외주화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명순필 제1노조위원장은 이날 “이틀간 경고 파업을 했지만, 여전히 지금도 대안이나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라며 “올 1월이면 현장 안전 인력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언제든지 안전을 위해 교섭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서울시와 공사가 대화와 협상보다 대결과 제압을 선택한다면 22일부터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명 위원장은 “공사 단체협약은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결원을 충원하도록, 신규 채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시와 공사는 법과 단체협약을 위반하는 것임을 알면서도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언제든지 모두의 안전을 위해 교섭할 준비가 돼 있다”며 “서울시와 공사의 진지한 입장 변화를 거듭 촉구하며 의미 있는 진전을 기대한다”고 협상의 여지를 뒀다.

이에 대해 시와 공사는 강경한 입장이다. 시는 지난 9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명분 없는 파업을 즉시 철회하라”며 “실무 교섭 과정에서 마련된 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노조를 압박했다. 공사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을 철회하고 협상장에 다시 복귀해야 한다”면서 “시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고파업 때와 마찬가지로 2차 총파업에도 공사 제2노조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통합노조와 일명 ‘MZ노조’로 불리는 제3노조 올바른노조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노조는 합의안에 대해 노조와 이견을 보였고 올바른노조는 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이 없어 파업에 참여할 수 없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서울시·서울교통공사의 대규모 인력감축안에 반발해 지난 9일~10일 이틀간 경고파업을 벌였다. 이후 노사 실무자 간 대화를 이어가고는 있으나 합의점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

한편 지난 경고 파업에 이은 무기한 파업으로 시민들의 교통 이용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공사와 연합교섭단이 사전 체결한 실무 협정에 따르면 파업 시 서울지하철 1∼8호선의 필수 유지 운행률은 71.2%,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열차 운행 포함 시 82%다. 출근 시간대(7~9시)를 제외한 평일 운행률은 1∼4호선 평균 65.7%, 5∼8호선 평균 79.8%다. 공휴일 운행률은 1∼8호선 모두 5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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