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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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달 수출·수입 제품 물가가 넉 달 연속 상승했다. 다만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상승 폭은 다소 작았다.

한국은행은 14일 지난달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 2015=100)가 140.38, 수출물가지수가 120.1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각각 0.5% 상승한 수준이다.

전월 대비 수입물가는 지난 7월(0.2%)과 8월(4.2%), 9월(3.0%)에 이어 이달까지 넉 달 연속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땐 10.2% 하락했다. 작년 10월 당시 국제유가가 급등했던 데 기인했다.

수입물가 중 원재료는 광산품(-0.5%)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 중간재는 컴퓨터와 전자 및 광학기기(3.0%), 화학제품(1.1%) 등이 오르며 한 달 전보다 0.9%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전월 대비 각각 0.8%, 1.0% 올랐다.

세부 품목 중에는 암모니아(22.3%), 프로판 가스(10.8%), 유연탄(5.9%), 냉동 수산물(3.6%) 등의 상승 폭이 컸다. 반면 석탄 및 석유제품(-0.2%)와 전기장비(-1.6%) 등은 감소했다.

수입물가는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50.69원으로, 전월(1329.47원)보다 1.6% 상승했다. 환율 효과를 제한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0.9%, 전년 동월 대비로는 5.6% 떨어졌다.

국제유가(두바이유, 배럴당)는 9월 평균 93.25달러에서 10월 89.75달러로 3.8% 하락했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전쟁 발발 당시 유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했으나 현재 유가는 전월 평균보다 낮아진 상황”이라며 “지수 영향은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없다”고 말했다.

수출물가지수도 지난 7월(0.1%)부터 넉 달 연속 올랐지만, 상승 폭은 9월(1.8%)보다 축소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9.5% 하락하며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0.7% 하락하고 공산품은 0.5% 상승했다. 공산품 중에서는 석탄 및 석유 제품(-4.9%), 제1차 금속 제품(-0.8%)이 내렸으나, 컴퓨터와 전자 및 광학 기기(3.6%), 운송장비(1.7%) 등이 올랐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플래시 메모리(13.5%), D램(9.9), 축전지(3.9%), 열 교환기(3.1%) 등이 올랐다.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1.0% 상승했고, 전년 동월 대비 4.7% 떨어졌다.

수입물가는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인플레이션 완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성욱 팀장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 간의 분쟁에도 국제유가는 전월 평균보다 내려왔다”면서도 “11월에는 환율이 좀 내렸지만 유가와 반도체 등 변수가 많아 예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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