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송파경찰서로 출석
사기 공모 의혹엔 ‘묵묵부답’
전씨 사기 범행 피해자 20명
피해 금액도 26억원으로 늘어

남현희 전 펜싱 국가대표의 재혼 상대로 알려진 뒤 사기 혐의를 받는 전청조 씨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출처: 뉴시스)
남현희 전 펜싱 국가대표의 재혼 상대로 알려진 뒤 사기 혐의를 받는 전청조 씨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사기 혐의로 구속된 전청조(27)씨와 함께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가 6일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은 조만간 남씨를 다시 소환해 필요하면 전씨와 대질 조사도 한다는 계획이다. 또 전씨의 사기 피해금액은 종전 19억원에서 약 26억원으로 늘었고, 피해자는 총 20명이다. 이 가운데 한명은 남씨를 함께 고소했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남씨는 오후 2시 20분께 송파경찰서에 출석했다. 남씨는 사기 범행 공모 의혹 등을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씨는 줄곧 자신도 전씨 사기 행각의 피해자라며 공범 의혹을 부인해왔다. 그러면서 전씨한테서 선물 받은 벤틀리 차량, 귀금속, 명품가방 등 총 48점을 지난 4일 경찰에 임의 제출했다. 또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거짓말 탐지기 조사 여부에 대해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필요하면 검토하겠다”고 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남씨가 피해자로부터 고소된 건이 있어, 피의자로 입건했다”며 “조만간 남씨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남씨에 대한 고소 내용은 공범으로 전씨와 같이 범행했다는 것”이라며 “필요하면 (전씨를 송치하기 전) 대질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공범 여부, 편취금 사용처 등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는 한편, 피해금 회수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서울 송파경찰서를 집중 관서로 지정한 뒤 전씨 관련 사건 총 12건(고소·고발 11건, 진정 1건)을 병합해 처리했다. 현재까지 전씨 사기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접수된 고소·고발은 11건, 진정은 1건이다. 피해자는 20명, 피해 규모는 약 2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3시 52분 경기 김포시 소재 친척 집에서 체포돼 송파경찰서로 압송됐다. 전씨는 ‘사기 혐의를 인정하는지’ ‘남씨가 범행에 가담했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전씨 거주지로 알려진 송파구 잠실동 시그니엘과 경기 김포의 전씨 모친 거주지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서울동부지법 신현일 부장판사는 지난 3일 오후 2시 30분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받는 전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한 뒤 “도망할 우려가 있고 주거가 일정치 않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씨의 재혼 상대로 소개됐다가 사기 의혹이 불거진 전씨는 강연 등을 하면서 알게 된 이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아 가로채거나 이를 위해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지난 3일 구속됐다.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은 지난달 25일 “전씨가 대출 중개 플랫폼을 통해 신용도와 금리를 조회하고 대출을 받도록 유도했다”는 제보를 토대로 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로 전씨를 고발했다. 김 구의원은 전씨가 중국 사업 투자금 명목으로 1억 1000만원을 받아 가로챘다는 추가 제보 내용을 토대로 서울경찰청에 진정도 접수했다. 해당 진정서에는 남씨의 공범 의혹을 수사해 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지난달 26일에는 전씨가 지난 8월 말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투자 명목으로 2000만원을 가로챘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됐다. 지난달 30일에는 한 30대 남성이 전씨가 결혼하자고 접근해 수천만원을 받아 챙겼다며 사기 혐의로 서울 중부경찰서에 고소하는 등 전씨에 대한 고소·고발이 잇달았다. 이밖에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전씨가 남씨 어머니 집을 찾아가 여러 차례 문을 두드린 혐의(스토킹)와 남씨의 조카를 폭행한 혐의(아동학대)에 대해 수사 중이다. 전씨 모친이 남씨를 스토킹했다는 신고도 접수돼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