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6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와 연대의 찬양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6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와 연대의 찬양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6.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너는 어떤 시련이 와도 능히 이겨낼 강한 팔이 있어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너와 언제나 함께하시니… 너는 하나님의 선물 사랑스런 하나님의 열매 주님 품에 꽃피운 나무가 되어줘.’ (너는 담장 너머로 뻗은 나무)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26일 오후 서울 한복판에서 찬송가 ‘야곱의 축복’이 울려 퍼졌다.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딸이 생전에 가장 좋아했던 찬송을 유족이 신청한 것이다.

이날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 모임’이 개최한 ‘추모와 연대의 찬양 예배’에는 30여명의 개신교 목회자와 성도들이 참석해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유가족과의 동행을 다짐했다.

기도회는 추모 묵념으로 시작했다. 희생자의 이름이 새겨있는 손 십자가를 든 참석자들은 다함께 자리에 서서 참사 희생자들을 생각하며 묵념했다. 이어 ‘야곱의 축복’ ‘마음이 상한 자를’ ‘하늘소망’ ‘모든 상황 속에서’란 제목의 찬양을 합창했다. 이 곡들은 개신교인이었던 희생자 유족들이 직접 신청한 찬양이기도 하다.

찬양을 마친 후 희생자 최재혁군의 어머니 김현숙씨가 나와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안타깝게 희생된 159명의 우리 사랑하는 아들 딸들은 피해자만 있고 책임자가 없는 국가의 무모한 불감증에 희생된 순교자라고 저는 외치고 싶다”며 “희생된 아이들의 삶이 헛되지 않도록 그리스도인들이 손잡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1년을 눈물로 싸워온 유가족들의 진실을 향한 싸움에 발걸음을 함께 해달라”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6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와 연대의 찬양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6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와 연대의 찬양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6.

‘주님 고난받는 사람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란 제목으로 설교한 나들목일산교회 이진아 목사는 “참사가 일어난 지난 1년여간 시간은 유족들에게 매우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며 “대통령을 비롯해 책임과 권한을 가진 자들에게 진상규명을 요청했지만 진상규명은커녕 진심 어린 사과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이태원 참사 발생원인과 책임자 처벌과 진상조사 등 진행상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온갖 모욕과 억압에도 진실을 위해 나아가는 유가족을 이끄는 힘은 별이된 희생자들을 향한 사랑과 그리움일 것”이라며 “하나님께서는 고난받는 사람의 편이 되겠다 약속하셨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주께서 함께하신다는 말씀을 기억하며 (그리스도인들이) 이 분향소를 지키며 유족들과 함께 진실을 위해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이성철 목사는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우리의 언어가 혐오, 지적, 가르침이 아니라 연대하며 함께 보살피며, 이 사회가 진정 살기에 안전하고 가능한 곳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이후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란 찬양을 참석자들이 함께 부르고, 영등포산업선교회 송기훈 목사의 축도로 기도회는 마무리됐다.

한편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는 개신교·가톨릭·불교·원불교 등 4개 종단이 돌아가면서 정기적으로 기도회를 열고 있다. 개신교에서는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 모임’이 주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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