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반입된 구호품 ‘바다 떨어진 물방울’ 수준”
“트럭 465대분 필요하나 현재 하루 트럭 20대뿐”
유엔총장 “즉각 인도주의적 휴전 다시 한번 호소”
“가자지구로 포격에 유엔 직원 35명 이상 사망”

(가자시티 EPA=연합뉴스) 팔레스타인인들이 23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달려가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교전이 이어짐에 따라 양측에서 65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시티 EPA=연합뉴스) 팔레스타인인들이 23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달려가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교전이 이어짐에 따라 양측에서 65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분쟁이 지속된 가운데 유엔 산하 국제기구들이 2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인도적 지원을 제한 없이 허용해야 한다고 간절하게 호소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제러미 로런스 대변인은 이날 “지난 주말 이집트를 통해 가자지구에 반입된 구호물자는 바다에 물방울 하나 떨어뜨린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의 브라이언 랜더 비상대응국 부국장은 가자지구 주민을 돕기 위해 현재의 20배 이상의 구호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지원하려면 하루에 약 트럭 465대분의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그런데 현재는 하루에 기껏해야 트럭 20대가 보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봉쇄한 가자지구에는 지난 21일부터 이집트와의 국경인 라파 검문소를 통해 물과 식량, 의약품 등 구호 물품이 반입됐다. 그러나 ‘하마스의 전쟁 물자로 전용될 수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연료 반입에 반대해 결국 구호품에서 연료는 제외됐다.

[칸유니스=AP/뉴시스] 23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칸 유니스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라파 국경을 통해 반입된 구호 물품 트럭의 의약품 상자를 내리고 있다. 2023.10.24.
[칸유니스=AP/뉴시스] 23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칸 유니스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라파 국경을 통해 반입된 구호 물품 트럭의 의약품 상자를 내리고 있다. 2023.10.24.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연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타마라 알리파이 UNRWA 대변인은 “연료가 없으면 트럭 자체를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연료가 매우 시급하다”며 “연료가 없으면 병원과 빵집, 담수화 공장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지구 남쪽의 주요 병원 세 곳에 의약품과 의료 물품이 전달됐지만 북쪽에는 여전히 의약품과 의료 물품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처드 브레넌 WHO 동지중해 긴급지원국장은 “우리는 여전히 북쪽의 병원에 의료품이나 절실히 필요한 연료를 전달할 수 없었다”며 “이에 따라 가자지구 병원의 3분의 1, 진료소의 3분의 2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레넌 국장은 “우리는 무릎을 꿇고 인도주의적 활동을 지속하고, 규모를 확대하고, 활동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한다”며 “모든 사람이 이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거나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이 인류적 재앙을 해결할 인도주의적 공간을 제공할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가자시티 A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다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23일(현지시간) 가자시티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대기중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양측에서 현재까지 65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시티 A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다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23일(현지시간) 가자시티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대기중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양측에서 현재까지 65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의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호소했다.

그는 “지금처럼 중대한 시기에는 원칙을 명확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근본 원칙은 민간인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구테흐스 총장은 “극심한 고통을 완화하고, 구호품을 쉽고 안전하게 전달하고, 인질 석방을 촉진하기 위해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다시 한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지난 2주간 가자지구로의 포격으로 유엔 직원이 35명 이상 사망했다는 사실을 안보리 이사국에 알리며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가자지구 포격으로 민간인 사망자와 거주지 파괴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출처: 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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