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하마스 군사상황 평가 발표
이스라엘 국경서 북한제 122㎜ 포탄 발견
“패러글라이딩 이용 침투 기술도 전수 가능성”
“증거는 없고 충분한 개연성만 있다”는 군

(아슈켈론[이스라엘]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방공망 아이언돔이 지난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발 로켓을 남부 아슈켈론에서 요격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 기습을 시작하면서 로켓 수천 발을 퍼부어 아이언돔을 무력화했다. 2023.10.16
(아슈켈론[이스라엘]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방공망 아이언돔이 지난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발 로켓을 남부 아슈켈론에서 요격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 기습을 시작하면서 로켓 수천 발을 퍼부어 아이언돔을 무력화했다. 2023.10.16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군 당국이 17일 이스라엘을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북한과 무기 거래 등으로 연계돼 있다며 하마스 공격 방법을 대남 기습공격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군이 최근 연달아 하마스와 북한과의 연계 가능성을 내비치는 의도에도 관심이 쏠리는데, 일각에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등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 작업을 위한 여론전 차원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하마스 무기 등 여러 분야서 연계”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언론 설명회에서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개시 이후 군사 상황을 평가한 결과 “하마스가 북한과 무기거래, 전술교리, 훈련 등 여러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다”고 말했다.

이를 고려할 때 북한이 하마스의 공격 방법을 대남 기습공격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합참은 전했다.

합참은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기습공격을 감행한 이후 공격 형태 등 군사 상황을 지속해서 주시해 왔다. 하마스 대 이스라엘 사태가 10일이 경과했지만 더욱 격화하는 등 확전 양상이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과 하마스의 무기 거래 정황과 관련해 “언론에서 보도된 하마스의 대전차 무기 F-7은 북한이 RPG-7을 수출할 때 사용하는 명칭”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 하마스 관련 단체에서 사용하는 무기로 추정되는 북한제 122㎜ 방사포탄이 이스라엘 인근 국경 지역에서 발견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스라엘 인근 국경 지역에서 발견된 방사포탄 신관에 ‘방-122’라는 표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제 122㎜ 방사포탄이 하마스 관련 무장 단체에 제공된 것으로 합참은 추정했다.

◆전술교리 측면에서도 유사

북한의 전술교리 측면에서도 이번 하마스의 공격은 휴일 새벽 기습공격, 대규모 로켓 발사로 아이언돔(이스라엘의 대공방어체계) 무력화, 드론 공격으로 분리 장벽에 설치된 각종 감시, 통신, 사격통제 체계 파괴 후 침투 등 양상이 군 예상하는 북한의 ‘비대칭 공격 양상’과 유사하다고 합참은 판단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를 고려하면 북한의 전술교리 전수나 훈련 지원 가능성도 있다”면서 “북한의 경우 우리보다 포병, 핵미사일, 특수전부대가 우세한 것으로 평가받는데 전쟁이 일어나면 비대칭 공격을 통해 장점을 극대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마스의 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한 침투 역시 “북한은 2016년 12월 김정은 주관으로 패러글라이더 등을 활용해 청와대를 타격하는 훈련을 공개했는데 이런 노하우가 하마스에 전수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2010년대 중반 우리 전방지역에 과학화경계시스템 구축이 완료됨에 따라 북한은 은밀 지상침투가 제한된다고 판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패러글라이더를 이용한 공중 침투훈련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북한은 이번에 효과를 본 ‘하마스식’ 기습공격 전술을 유사시 대남 공격에 활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군은 철저한 전훈(戰訓) 분석과 교훈 도출로 대응 방안을 체계적으로 보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아이언돔 어느 정도 효과 발휘 평가

합참은 하마스의 공격 때 이스라엘 조기경보 등 문제를 교훈 삼아 한미 연합 정찰감시 자산을 유기적으로 운용해 북한의 이상 징후를 집중감시하고, 북한 장사정포에 대비해 대화력전 수행 방법 발전과 요격체계 전력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북한 특수전 부대의 지해공 침투에 대비해 통합방위 및 대해상특수전부대작전, 합동방공작전으로 격멸하는 방안을 발전시키고, 북한의 대량 드론 운용에도 대비하는 것은 물론 가짜뉴스 등으로 공포와 혼란을 조성하는 심리전에도 대응할 수 있는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합참이 공개한 이스라엘군 자료에 따르면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은 6600여발로 이 중 900여발이 목표 지역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아이언돔에 의해 700발 이상이 격추(격추율 약 78%)돼 200여발 정도만 피해가 발생했다. 이를 감안하면 아이언돔 요격체계는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군은 ‘한국형 아이언 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를 오는 2026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아이언 돔의 요격률이 90% 이상이라고 하더라도 로켓 수천발이 한꺼번에 날아온다면 이를 모두 요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합참은 북한의 직접적인 무기 수출이나 전술 지원에 관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하마스에 무기를 직접 수출했다는 증거는 없다”며 “북한이 하마스 주변 국가들과 무기 거래를 했고, 이들 국가에서 북한 무기가 하마스로 흘러들어 갔을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했다.

또 북한에서 하마스로 전술 교리가 전수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명확한 증거나 첩보는 없다”며 “북한과 군사 교류를 해온 하마스 주변 국가들을 통해 북한 군사 교리가 하마스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고, 북한 땅굴 기술의 하마스 이전설에 관해서도 “가능성은 있으나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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